세계교회

프란치스코 교황, ‘아동 존엄’ 국제회의에서 성추행과 인터넷 포르노 경고

입력일 2017-10-10 수정일 2017-10-10 발행일 2017-10-15 제 3065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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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온라인으로 번지는 아동 성학대 막아야”
어린이 존엄 보호에 미흡했던 과거 교회 잘못 지적하고 사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6일 ‘디지털 세계에서의 아동 존엄’을 주제로 열린 국제회의 결과를 발표한 무이리안 오캐롤양과 악수하고 있다. 교황은 이날 교회는 아동 보호를 위한 노력을 신중하고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CNS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과거 교회가 아동 성학대 방지에 실패한 것을 인정하고, 향후 온라인 포르노 등으로부터 아동과 아동의 존엄성을 보호하는데 적극 나설 뜻을 밝혔다.

교황은 10월 6일 ‘디지털 세계에서의 아동 존엄’을 주제로 열린 국제회의 참가자들에게 “우리 모두가 알 듯, 최근 교회는 아동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이는 아주 심각한 문제이고 우리는 하느님과 피해자, 대중 앞에서 우리의 책임을 인정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몇몇 교회의 성직자들이 아동을 성추행한 ‘쓰라린 경험’과 ‘회심과 정화의 과정에서 얻은 경험’의 결과로 “오늘날 교회는 교회 안뿐만 아니라 사회, 전 세계에 걸쳐 아동과 이들의 존엄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교황은 “디지털 기술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우리는 우리가 어릴 적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새로운 세상에 살고 있다”면서 인터넷 포르노의 확산을 경계했다.

교황은 “인터넷 상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포르노의 확산으로, 습관적인 인터넷 포르노의 사용으로 자극의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면서 “이는 젊은이들이 영상을 주고받는 섹스팅, 타인의 존엄을 윤리적·물리적으로 공격하는 인터넷 폭력 등으로 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아동에 대한 성 착취와 인터넷 포르노로 아동을 유혹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인터넷 상 인신매매와 매춘과 같은 중대하고 끔찍한 범죄는 말할 것도 없다”고 한탄했다.

교황은 “인터넷의 어두운 면, ‘다크 넷’(dark net)에서 악령이 새롭고 효과적이며 설득력 있게 확장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거대하고 전 세계적으로, 그 누구도 아동과 청년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이 해악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국제회의는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 산하 아동보호센터와 전 세계적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적 착취 근절을 위해 노력하는 위프로텍트 세계연맹(WePROTECT Global Alliance) 공동주관으로 10월 3~6일 그레고리오대에서 열렸다.

이 회의는 종교단체와 경찰, IT 및 SNS 기업, 언론, 비정부기구 및 각국 정부가 함께 아동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한편 이날 참가자들의 교황 알현에 앞서 아일랜드 출신의 무이리안 오캐롤(16)양은 “모든 어린이들을 대표해” 교황에게 회의 결과를 전달했다. 오캐롤양은 각국의 정부와 교회, 기업들에게 인터넷에서 성적으로 착취 당하고 있는 모든 이미지를 삭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피해 입은 아이들을 돕고, 인터넷 폭력 방지를 위해 힘써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