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전 갈마동본당, 여성 신자 위한 상담심리 프로그램 ‘마음학교’ 열어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7-10-10 수정일 2017-10-11 발행일 2017-10-15 제 306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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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엄마 며느리… 역할 벗고 내 안의 진짜 ‘나’와 마주한다

대전 갈마동본당 ‘마음학교’ 상담심리 프로그램에 참여한 신자들이 그룹 나눔 시간을 갖고 있다.

‘건강한 자기 이해’란 어떤 것일까.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겉모양의 ‘나’와 진짜 내 마음 안의 ‘나’는 같은 모양일까. 다르다면 어떻게 통합하고 일치시켜 갈 수 있을까.

지난 9월 2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대전 갈마동성당(주임 임상교 신부)에서는 30~50대 여성 신자 대상으로 ‘마음학교’가 열리고 있다.

10주 과정으로 마련되는 마음학교는 상담심리를 통해 자기 이해와 영성적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 전문가가 초빙된 가운데 ‘페르소나와 그림자 이해’ ‘무의식의 이해’ ‘상처의 이해’ ‘감정의 치유와 공감 훈련’ 등 건강한 자기 이해를 위한 영성심리 강좌와 몸으로 하는 의사소통 훈련으로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성당’이라는 공간 안에서 진정한 자기 이해와 타인 수용, 더 나아가 영적 성숙과 공동체 성장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으로 눈길을 끈다. 특별히 여성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지속적인 과정 속에 그에 맞는 전문 상담심리 영성프로그램을 시도했다는 면이 이색적이다.

가사를 책임지면서도 일과 자녀 교육을 도외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여성들이 자신을 돌볼 여력을 갖고 ‘나’를 보는 시간을 통해 ‘내 안의’ 하느님 영을 발견하도록 돕자는 의미가 크다. 몸으로 하는 의사소통에 방점을 둔 것도 특징이다.

프로그램을 이끄는 영성심리상담사 김혜원(요세피나)씨는 “몸은 우리의 감정과 욕구를 만나는 문이며 하느님이 주신 온전한 나를 만나는 거룩한 공간”이라면서 “몸의 공간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진정한 나와 마주서게 되는 영성적이며 자유로움을 경험하게 되고 그 공간 안에서 온전하고 편안하게 된다”고 말했다.

23명의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대부분 “본당에서 전문 상담심리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라는 반응이다. 김정희(헬레나·56)씨는 “사람들 말에 많이 상처를 받고 그 상처 속에서 나 자신을 이겨내지 못해 피하기만 했는데, 마음학교에 참여하며 상처에 대해 대처하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면서 “자유롭게 마음 여는 연습을 하며 가족들과 본당 신자들 대하기가 훨씬 편안해졌다”고 밝혔다.

임상교 신부는 “자신과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하느님은 어떤 것을 원하시는지, 또 어떤 초대를 하고 계신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그 작업들이 가정·본당 등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변화시키고 좋은 파동으로 전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