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드디어 아강그리알 콤보니 초등학교가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그만큼 상황이 좋아졌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돌아오지 않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졸업반인 8학년 학생은 세 명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담임선생님마저 아직 돌아오지 않아,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진 않고 있습니다.
돌아온 학생들은 다른 친구들을 기다리며 열심히 학교 청소를 합니다. 그동안 사람들이 교실에서 지내고, 어떤 교실은 염소를 지키기 위해 사용하기도해서 너무 지저분합니다. 지난 주일에는 오랜만에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왠지 모르게 감격스러웠습니다. 고향에 돌아온 기분입니다. 하지만 아직 평일미사는 사제관 컴파운드 안에 있는 경당에서 봉헌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른 아침 울타리 밖으로 나가는 것을 아직 무서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상황이 길어지면서 조금은 귀찮고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는 일들이 많이 벌어집니다. 이들이 제 삶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저 또한 그들의 삶에 가까이 있기에 그들의 삶을 잘 알고 이해하게 됩니다. 상황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주님의 도우심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지금 내 앞에 벌어진 상황들이 어쩌면 주님을 만나고 성령의 보호를 체험하는 소중한 순간들이라는 생각이듭니다. 그래서 ‘하느님 감사합니다’를 외치면서 힘을 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이상권 신부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