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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사회사목 활동과 배움… 은총의 시간 / 문병학 신부

문병학 신부 (평택대리구 세마본당 주임)
입력일 2017-09-26 수정일 2017-09-26 발행일 2017-10-01 제 3064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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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강본당에서 사회복지분과위원들과 함께 마련한 ‘사강보금자리 공동체’는 교구로부터 남성 무의탁 노인시설로 인가됐습니다. 본당은 가정에서 부모를 돌보듯이 무의탁 노인들을 편안하게 모시도록 노력하자는 의미에서, ‘사강 보금자리’라는 이름을 택했습니다. 보금자리 운영 규정과 지침서를 만들어, 지속적이며 책임성을 갖고 노인들을 돌볼 수 있도록 사목회에서 논의를 거듭했습니다.

1992년 당시 교구장이신 김남수 주교님, 총대리 정지웅 신부님께서 사목 방문을 오셨습니다.

주교님께서는 오시자마자 “문 신부, 교구청 사회복지국장으로 들어와야겠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주교님, 본당에서 이제 노인복지시설을 만들었는데요…, 조금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해야 될 텐데요!”라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니, 주교님께서 “걱정하지 말고 후임자에게 맡기고 들어오게!”라고 하셨습니다.

총대리 신부님께서는 “교구에 사회복지 차원에서 전문성을 갖고 일하는 사람도 필요하니, 2년만 일하고 캐나다나 미국에서 공부를 좀 하면 좋겠네!”하고 제안해주셨습니다.

저는 교구 사회복지국장 김화태 신부님 후임으로 2대 국장으로 부임하였습니다. 사회복지국 산하에는 지체·맹인·농아 3개 장애인 선교회가 있었고, 약 50여 개의 복지시설과 기타 사목단체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교구 사회복지 활동 비전을 모색하기 위해 전국 타 교구 사회복지시설을 탐방하고 자료도 수집했습니다. 각 교구는 사회복지와 사회사목 활동에서 조금씩 다른 차원의 시스템과 운영 방법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교구는 사회복지국, 일부 교구는 사회복지법인 사회복지회, 기타 장애인 사목이나 특수 사목 활동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1993년, 교구 사회복지 국장 및 회장 홍콩 카리타스(가톨릭사회복지회) 방문 및 연수가 있었습니다. 각 교구 사회복지 담당 신부님들과 함께 한 연수는 서로 친교도 나누고 오랜 사회복지 활동 경륜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사회복지 활동에서 복음적 교회성과 사회적 전문성의 영역을 어떻게 조화롭게 할 것인가’는 모두에게 깊은 관심거리였습니다. 한 예로 교구 사회복지국 사목적 관점에서 교회성을 갖고 행정과 관리 차원에서 유지하면 될 것인가? 아니면 사회복지 법인화를 통해 사회와 전문성의 영역으로 확대해 사목 활동과 비전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홍콩 카리타스의 오랜 전문성을 지닌 노하우와 복지 활동을 눈여겨보며, 교회성과 전문성의 조화와 비전에 대해 여러 질문과 토론들이 오갔습니다. 홍콩 카리타스 관계자도 전문성을 추구하는 가운데, “더 높은 비율의 비신자 전문가들로 운영되는 문제를 조심스럽게 살피며 비신자들의 복음화와 실제 사회복지 활동에서의 효율성, 영성의 균형과 조화를 늘 생각하며 활동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해 바로 사회복지법인 설립을 주교님께 허락 받고, 약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천주교 수원교구 사회복지법인 설립 등록을 했습니다. 교구 직원 중 첫 신자 사회복지사를 채용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문성과 함께 교구 사회복지 발전과 전망을 모색했습니다.

교구 사회복지국 사목 활동에는 장애인, 복지시설뿐 아니라 농민, 노동, 운전기사 사도회, 성 빈체시오 아 바오로회 등 거의 모든 사회단체들의 지도와 담당이 포함돼 있습니다. 노동사목, 농민사목,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외국인 노동사목, 가난한 이들을 위한 빈민사목 등의 사회사목 활동도 펼치고 그 안에서 많은 것을 배우는 은총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문병학 신부 (평택대리구 세마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