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서울대교구 소공동체 25주년 평가와 전망’ 심포지엄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7-09-26 수정일 2017-09-27 발행일 2017-10-01 제 3064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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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9월 23일 열린 소공동체 도입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은 교구 소공동체 운동의 지난 25주년을 평가하고 향후 소공동체 운동 방향을 전망하는 자리였다.

서울대교구(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는 1992년부터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사목적 대안으로 삼고, 남아프리카 룸코 사목연구소의 소공동체 사목 모델과 프로그램을 도입해 소공동체 모임을 전개해왔다. 올해 소공동체 도입 25주년을 맞은 서울대교구는 그동안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의 실현 정도를 평가하고 향후 소공동체 운동 방향을 전망하는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심포지엄은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서울대교구 소공동체 25주년 평가와 전망’을 주제로 9월 23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 대강당에서 열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국장 조성풍 신부)이 주관한 이 심포지엄은 새로운 열정, 새로운 표현,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의 자리였다. 또 그동안의 결실을 바탕으로 소공동체 모임의 궁극적 목적인 복음화의 사명을 구현하기 위한 여정의 새로운 출발로 평가받았다.

심포지엄에서 각 발제자들은 소공동체 운동이 신자들과 사회 복음화의 유효한 수단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고령화와 맞벌이 증가, 인구 감소, 교구 내외의 빈번한 인구 이동 등 새로운 변화에 따라 소공동체를 운영하는데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각 주제 발표 요지다.

■ 제1주제 / ‘복음화를 위한 도구로서의 소공동체’에 대한 평가와 전망 - 조성풍 신부(사목국장)

세상 복음화 위한 지역사회와의 협력 필요

소공동체 운동이 신자들의 복음화를 위한 유용한 도구라는 것이 확인됐다.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 및 ‘소공동체 활성화’에 긍정적인 요소들은 더 발전시켜야 하고 부정적인 요소는 보완 및 개선해야 한다.

소공동체 모임, 특히 복음나누기는 신자들의 성경 말씀에 대한 관심과 친숙도의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복음나누기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복음나누기 방식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 실현을 위해서는 소공동체 모임을 구성하는 평신도 양성이 중요하다. 신자 개개인이 스스로 복음화되어 각자 삶의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사도직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공동체 활성화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리더 즉 공동체 봉사자 양성이 필요하다.

소공동체 운동에서 본당 사제의 역할이 중요하다. 본당 사제의 관심과 열정, 지원, 참여가 소공동체 활성화와 복음화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교회는 교회 공동체를 넘어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노력한다. 따라서 소공동체 모임의 지향 역시 세상의 복음화에 두어야 한다. 소공동체들은 세상의 복음화와 선교를 위해 본당·교구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협력할 필요가 있다.

소공동체의 새로운 모델, 즉 ‘서울대교구형 소공동체 모델’이 필요하다. 서울을 둘러싼 인구·주거·환경·고령화 문제와 1인가구 증가 등을 고려한 소공동체 모델 연구가 필요하다.

■ 제2주제 / 대도시에서의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 - 허석훈 신부(가톨릭대 교수)

사회 전반에 관심 갖고 소외 이웃 품는 공동체 되길

서울은 인구 1000만의 대도시다. 모든 지표와 대도시의 특성, 현대인의 종교심을 고려할 때, 대도시 안에서 소공동체 운동을 통한 복음화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과거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서 가톨릭교회 역시 양적으로 고속 성장했다. 하지만 현재는 냉담 교우 증가, 신앙인의 내적 신앙의식 약화라는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나 교세 통계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복음화란 ‘복음 선포 행위뿐만 아니라 교회의 사명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말씀의 선포, 말씀의 증거, 성사생활의 세 가지 요소로 이뤄진다.

한편 대도시와 현대의 시대적 상황 안에서 종교심은 자리 잡기 어렵다. 이성과 과학은 눈에 보이는 것에만 의미를 두어, 초월을 배제하고 신과 종교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이렇게 현대에는 종교가 힘을 잃어가고 그 대신 무신론, 자율성에 대한 집착, 소비주의, 물질만능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신자들도 점차 공동체보다는 개인주의적인 신앙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교회는 공동체를 통한 구원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복음이 사회 안에서 힘을 지니도록 교회가 사회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또한 소공동체의 필요성을 정확히 인식해, 현재의 상황에 맞게 개선된 더 적합한 소공동체 모델로 소외된 이웃을 품는 소공동체가 돼야 한다.

■ 제3주제 / 복음화를 위한 소공동체 모임에 관한 제언 - 김형진 신부(사목국 일반교육부 담당)

소공동체, ‘신앙 평생 교육’의 장 되도록 해야

소공동체는 세상을 향한 교회의 예언자적 역할 수행과 통합적 교회 전망을 실현하는 탁월한 방법이다. 지난 25년 동안 소공동체는 다각적으로 ‘신자들의 복음화’와 ‘세상의 복음화’를 위한 열매를 맺고 있다.

특별히 복음나누기가 복음화를 위한 훌륭한 도구였다고 확신한다. 소공동체 운동은 친교와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복음적 시도,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세상을 향한 복음적 외침이었다.

하지만, 소공동체 참여 신자, 구역반 봉사자가 감소하고, 젊은 층의 유입률이 급감하는 현실에서,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교구와 본당의 지원이 절실하다.

교구 차원으로는 교육의 질을 높이고, 소공동체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시행해야 한다. 소공동체 활성화의 관건은 교육에 달려 있다. 또한 지구와 본당 차원의 교육으로 소공동체 봉사자뿐만 아니라 소공동체 구성원들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늘려야 한다. 소공동체가 평신도 재교육, 즉 ‘신앙 평생 교육’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교회공동체는 신앙인의 가정이며, 세상에 그리스도인들을 파견하기 위해 그리스도의 참다운 제자로 양성하는 ‘학교’다. 그리고 그 양성이 구체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소공동체 모임’이다. 그리스도인 양성소인 소공동체 모임의 활성화를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과 이를 위한 연구가 상호보완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 제4주제 / 복음화를 위한 소공동체 봉사자와 구성원의 양성에 관한 제언 - 이영제 신부(사목국 기획실 및 연구실 담당)

체계적 교육과 복음화 담당할 전담부서 마련 절실

신자 양성을 통한 복음화를 담당하는 부서가 지속적으로 변경됐다. 사목정책 수립과 실행과 평가를 위한 연속성이 유지되지 못했고, 그 과정에 많은 자료가 유실되기도 했다.

복음화를 위한 신자 양성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리스도와의 친교를 통한 회심과 신앙고백,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새로운 삶으로 이끄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앙지식, 전례, 윤리, 기도, 친교, 선교정신이라는 6가지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교리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무엇보다 신자들의 복음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을 담당하는 전담부서가 마련이 절실하다. 전담부서에는 그 기능과 역량이 발휘될 수 있도록 연구의 자율성이 주어져야 한다. 현재 교구 내 통합사목연구소와 사목국 연구실의 업무를 조정·보완해 통합적인 신자 양성을 위한 연구부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모든 신자들에게 열린 교리교육 센터 마련이 시급하다. 센터를 중심으로 단계별 교육 및 다양한 교리교육을 연계하고, 교육에 필요한 강사진을 양성·구성해야 한다.

교회는 복음화를 위해 존재한다. 이제 교회는 급변하는 현대사회, 특히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복음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새로 만나고 체험해 다른 이들에게 복음의 기쁨을 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복음화 사명의 수행을 위해, 소공동체 구성원 양성 교육을 쇄신할 때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