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그리스도인의 시각 / 성슬기 기자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7-09-26 수정일 2017-09-26 발행일 2017-10-01 제 3064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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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상파 개그프로그램에 ‘혼남’(혼자 사는 남자) 캐릭터가 등장했다. 이 캐릭터는 “요즘에는 ‘혼남’이 대세”라면서 “여자친구는 이상한 질문들로 나를 난감하게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캐릭터는 매번 가정 안에서 사랑을 주고받으며 사는 친구를 부러워하면서 퇴장한다.

지난 주일 청년 신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펼친 한 사제는 “‘혼남’은 관계 안에서 겪는 어려움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은 관계 안에서 완성된다”면서 “사랑을 받을 때 가장 나로서 존재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강의를 듣던 청년들이 하나둘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현실은…. 누군가와의 관계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 진로, 취업, 결혼 등 미래가 정해지지 않아 불안하다. 불안감이 계속되면서 점점 자신감을 잃고 나에 대한 믿음마저 사라져가고 있다.

사제는 이렇게 청년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세상의 잣대로 자신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로, 우리에게 일어나는 상황은 신앙의 시선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우리가 지고 가야 하는 십자가는 단점, 상처, 장애, 빚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르면서 겪는 어려움이라고 설명했다.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간다는 것은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느님을 믿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강의실 책상에서 본 “취업준비생이 항상 피곤하고 무거움 속에 살지만 리더십을 꿈꾸며 산다”고 적힌 종이에서 청년 사목에 대한 희망을 봤다. 청년들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 안에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교회는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성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