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로힝자족 인권 탄압 중단 촉구 기자회견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7-09-26 수정일 2017-09-26 발행일 2017-10-01 제 306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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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종교인 “미얀마 정부, 소수민족 학살 멈춰라”

천주교와 불교 등 종교인들이 9월 19일 오전 서울 한남동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 정부의 로힝자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 종교인들은 9월 19일 오전 서울 한남동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로힝자 인권과 평화를 촉구하는 종교인 183명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 정부에 로힝자(Rohingya People)에 대한 적대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로힝자 문제는 지난 8월 25일 미얀마 라카인(Rakhine) 주에서 발생한 미얀마 정부군과 로힝자 무장세력 간 분쟁 이후 미얀마 정부가 로힝자 무장세력을 테러단체로 규정하면서 불거졌다. 현지 언론보도와 생존 로힝자의 증언에 의하면 미얀마 군부는 로힝자 민간인을 집단 학살하고 거주지에 방화하는 등 극심한 탄압을 가하고 있다. 로힝자 사망자가 1000명 이상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에 거주하는 로힝자 약 130만 명 가운데 40만 명이 미얀마 정부의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어 이주를 시도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자 탄압을 중단하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에 대해 로힝자는 불법이민자들이고 이슬람 무장세력의 배후 역할을 하고 있어 군사작전은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국제사회의 비판과 언론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하는 상황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종화 신부(작은형제회 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위원회 위원장)는 “예수님께서는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라고 하셨고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고 하셨다”며 “민족은 달라도 서로 다른 모습 속에서 사랑과 평화의 길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불교 환경연대 대표 법일 스님은 “불교의 성지인 미얀마 스님들이 이번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불자이기를 포기한 것이고 한국 종교인들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힝자인으로 한국에서 15년째 이주노동자와 개인사업가로 일하고 있는 모하메드 이삭씨는 “미얀마 현지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며 “로힝자족도 조상 대대로 미얀마에서 살아 왔고 미얀마인과 동등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