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모든 이를 차별없이 품어주는 성당
문화의 도시 런던의 중심에는 레체스터 광장이 있는데 그 주변에 국립 미술관이나 극장과 같은 문화와 상업 시설이 밀집해 있다. 그래서 광장은 언제나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또한 이곳의 오래된 건물과 새 건물 사이에는 작지만 유서 깊은 성당들이 함께 자리 잡고 있다.
서울의 명동 같은 런던 한복판의 소호 거리에도 규모가 작은 성당이 서 있다. 이 성당은 런던 중심가에 살던 프랑스 신자 공동체를 위해 건립됐기 때문에 ‘프랑스 노트르담 성당’(Notre Dame de France)이라고 불린다. 원래 이곳에는 문화와 공연을 위해 다양하게 사용되던 원형 건물이 있었다. 1865년에 그 건물을 구입한 교회는 프랑스 출신의 건축가 루이-오귀스트 브알로(Louis-Auguste Boileau, 1812-1896년)에게 의뢰해 옛 건물의 일부 흔적을 살리며 새로 설계해 1868년에 성당을 완성했다. 이 성당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런던에서 철제 주조로 만들어진 첫 번째 성당으로 꼽힌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중 런던이 폭격을 당했을 때 이 성당도 크게 파손됐다. 그러자 교회는 1953년부터 1960년까지 성당의 원형을 살리며 재건축을 했고, 뛰어난 예술가들에게 의뢰해 성당 내부 장식도 아름답게 꾸몄다.‘프랑스 노트르담 성당’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지만 성당이라는 것을 알리는 십자가와 같은 표지가 없어서 그냥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건물을 바라보면 이곳이 성당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상업 건물들은 거리와 병행해 직선으로 나란하게 지어졌지만, 이 성당의 입구 벽면은 팔을 벌려 모든 사람을 끌어안는 듯이 부드러운 곡면으로 되어 있다. 그 위에 부조로 장식된 성모 마리아도 아기 예수를 가슴에 안고 당신의 망토를 넓게 펼쳐 많은 사람을 품어 주고 있다. 반월형 아치 아래에 있는 출입구의 두 기둥도 성모님의 생애와 관련된 부조로 장식돼 이 성당이 성모 마리아께 봉헌됐음을 알 수 있다.
정웅모 신부(서울대교구 주교좌성당 유물 담당)rn가톨릭대를 졸업하고 1987년 사제품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