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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한 뒤 읽으면 엄청 후회할 책’ 「군대 골라가기」 펴낸 임준호 교수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7-09-12 수정일 2017-09-12 발행일 2017-09-17 제 3062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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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넌 끌려가니? 난 골라서 간다!
각종 병과와 특수부대 비롯 다양한 군복무 제도 총망라
입대 앞둔 청년들 위해 집필, “보람있는 군생활 도움됐으면”
「군대 골라가기」(임준호 지음/407쪽/1만6000원/학고재) 책 제목이 도발적이다. 군대를 골라간다니. 「군대 골라가기」는 수많은 선택이 놓여 있는 군대의 모습을 구석구석, 속속들이 백과사전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말 그대로 군입대와 군생활에 관해서는 백과사전이다.

군대는 남자들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군입대를 앞둔 남성들은 물론 여군을 꿈꾸는 여성들, 아들을 둔 부모 등 군대는 국민 모두의 관심을 받는 곳이다.

병무청에 가면 간략한 입대 안내서를 볼 수 있고 육해공군과 해병대별로 각 군을 홍보하는 인쇄물과 영상자료도 나와 있다. 그러나 전군의 모든 병과와 특수부대까지 빠짐없이 정보를 수록한 책은 일찍이 볼 수 없었다. 「군대 골라가기」는 그런 면에서 선구자다. 책 부제대로 ‘제대한 뒤 읽으면 엄청 후회할 책’이다.

“젊은이들이 군생활을 보람 있게 하기를 바라는 절실한 마음에서「군대 골라가기」를 썼다”고 말하는 임준호 교수.

■ 「군대 골라가기」 누가 썼나?

저자 임준호(프란치스코·54·서울 목3동본당) 대덕대학교 군사학부 교수는 예비역 해군 대령이다. 1986년 해군사관학교 졸업과 소위 임관 뒤 2016년 5월 전역할 때까지 만 30년을 군인으로 살았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즐겨 듣던 작은 소년이 의사가 되라는 부모의 권유를 뿌리치고 가출해서 사관학교에 들어갔다. 생도시절 3군사관학교 체육대회 치어리더, 해사 보컬그룹 ‘바이킹’ 리드싱어, 학교식당 공식 DJ, 각종 행사 사회자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군생활 대부분을 함정 지휘관과 인사·교육부서에서 근무하며 군함을 타고 세계일주를 3번이나 했다. 생도 4학년 때 원양항해 실습을 포함하면 세계를 4바퀴 돈 셈이다.

지휘관에 부임할 때마다 ‘내가 지휘하는 부대, 부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모든 책임을 지고 언제든지 전역할 수 있다’는 각오로 어깨에 붙어 있는 계급장을 마음 속에서는 지웠다. 부하들을 지극히 사랑했기에 윗사람 눈치는 별로 안 봤다. 군수지원함 천지함 함장(대령)으로 복무할 때는 함상에 꽃밭과 연못을 만들어 ‘한마음 정원’이라 이름붙여 지휘관과 부하들을 하나로 묶었다. 섬김의 리더십이었다.

임준호 교수가 30년간 부하, 동료 장병들과 생사고락을 같이 하고 전역 뒤 사회에 나와 「군대 골라가기」를 쓴 배경에는 튼실한 신앙이 자리하고 있다. 사관학교 1학년 때 세례를 받고 해사본당 성가부장을 맡아 음악적 재능을 발산했다. 영관장교 시절에는 계룡대 삼위일체본당과 진해해군본당에서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했다. 지금의 아내를 만난 것도 피아노를 전공한 아내가 대학입학을 앞두고 해사본당에서 미사 반주봉사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임 교수는 2014년 현역 장교로는 드물게 서울대교구 꾸르실료 교육을 이수하기도 했다.

■ 「군대 골라가기」 왜 썼나?, 어떻게 썼나?

군입대를 앞둔 청년들이 꼭 보기를 바라는 일념에서 썼다. 임 교수는 “책이 많이 팔리고 안 팔리고는 둘째 문제고 젊은이들이 군생활을 보람 있게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도서관에서 빌려서라도 꼭 보라”고 재차 강조했다.

“20대에 맞이하는 군생활 2~3년은 황금 같은 시간입니다. 자녀를 21세기 리더로 성장시키고 싶은 부모라면, 성공적인 삶을 살고 싶은 젊은이라면 군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군대 가서 루저(loser)가 될 것인가, 제대로 골라 가서 리더(leader)가 될 것인가는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임 교수는 「군대 골라가기」를 읽고 입대한 젊은이에게 군대는 ‘성장의 인큐베이터’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입대 전 자신의 꿈을 설정하고 입대 후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맷집을 키울 지혜를 「군대 골라가기」에 농축했다.

예전에 나온 적이 없는 책을 내려니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각 군별로 흩어져 있는 방대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지인과 선후배, 담당 장교들을 총 동원하고 외부 공개를 위한 보안성 검토를 받았다. 특히나 자료가 희소한 특수부대의 경우 교관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고 녹음까지 했다. 초고 집필부터 수정과 검증을 거쳐 출판까지 1년 7개월이 걸렸다.

■ 「군대 골라가기」 어떤 내용 담고 있나?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면 스마트폰보다 「군대 골라가기」를 봐야 한다. 「군대 골라가기」는 ▲군대에 취업하자 ▲군대도 궁합이 맞아야 잘 간다! ▲전환·대체복무 알아야 갈 수 있다 ▲군인의 길, 순간의 선택이 30년을 좌우한다 ▲특수부대, 나도 한번 도전해 볼까? ▲군대, 제대로 알자 ▲알아두면 유익한 군대 관련 상식 등 모두 6개 장과 부록으로 구성됐다.

“책 집필을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를 하면서 군대에 갈 수 있는 길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평상시 아들을 군에 보내야 하는 친구들이 군입대에 관한 질문을 했을 때, 얼마나 엉터리로 답변을 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저자인 임 교수 말대로 「군대 골라가기」를 보고 있으면 대한민국 군복무 제도의 다양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군대가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육해공군과 해병대는 기본이고 의무소방원, 예술·체육요원 등 전환·대체복무, 유급지원병과 산업기능요원, 최정예 요원으로 통하는 육군 특수전사령부, 해군 해난구조대, 공군 특수구조팀, 해병대 특수수색대 등 한국군의 모든 것이 망라돼 있다.

※문의 limjh4809@naver.com 임준호 교수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