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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종교 지도자 이웃 종교 체험 순례 다녀온 김희중 대주교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7-09-12 수정일 2017-09-12 발행일 2017-09-17 제 3062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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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님과 한반도 평화 위해 기도한 뜻깊은 시간”
교황, 종교 지도자 힘모아  평화 향한 공동노력 당부
“공존만이 우리 민족 살 길”

김희중 대주교는 평화공존만이 우리 민족의 살 길이라는 국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한국교회가 아시아복음화의 교두보가 되어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단지 선교만이 아니라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한국이 노력해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바로 지금이, 그리스도교와 불교, 유교 등 다양한 종교들이 중요시하는 가치, 바로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주교회의 의장 겸 사단법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8월 31일부터 9월 5일까지 ‘2017 대한민국 종교 지도자 이웃 종교 체험 성지순례’를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김 대주교는 “이번 순례는 타 종교 지도자들에게도 가톨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이라면서 “‘종교박물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종교사회인 한국에서, 다양한 종교들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주교는 “무엇보다 이번 순례 중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함께 알현하며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2017 대한민국 종교 지도자 이웃 종교 체험 성지순례’에는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과 천도교 이정희 교령, 유교 김영근 성균관장,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이경호 주교 등 22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순례기간 동안 성 베드로대성당 방문과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사무국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가톨릭교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종교 간 대화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겼다.

특히 순례단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날 남북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약속했다. 순례단이 교황을 알현한 9월 2일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 전날이기도 했다. 교황은 또한 순례단에게 종교간 대화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며, 타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평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대주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으로 악화일로에 있는 남북관계와 관련해 “무조건적인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주교는 “이런저런 조건이 형성되지 않으면 만나지 않겠다는 것은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면서 “대화는 모든 조건을 다 내어놓고 이야기를 나누자는 것으로 대화에서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평화공존만이 우리 민족이 살 길이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우선 형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대주교는 “많은 이들이 통일비용을 우려하면서 남북통일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것이 비용이 아닌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을 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방송과 신문 등 언론이 남북의 평화공존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좀 더 진솔하고 정직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