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우리 본당 문화리포팅]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7-09-12 수정일 2017-09-12 발행일 2017-09-17 제 3062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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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간 선율로 느끼는 여유 ‘한낮음악회’에 초대합니다
명동 직장인 나른한 점심시간
평화로운 안식처 제공하고자
9월 매 월요일 12시30분 연주
본당 오르가니스트들이 맡아

9월 11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열린 ‘한낮음악회’ 중 오르가니스트 최주용씨가 연주를 하고 있다.

이번 주 공연무대는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이다.

주교좌명동본당(주임 고찬근 신부)은 명동 지역 직장인들이 나른한 점심시간에 잠시나마 성당에서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도록 봄과 가을이면 ‘한낮음악회’를 열고 있다. 올 가을에는 9월 한 달, 매주 월요일 오후 12시30분에 음악회를 열고 있다.

“한낮의 여유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1999년 5월 17일 당시 명동본당이 ‘한낮음악회’의 첫발을 떼며 안내 책자를 통해 제시한 문구다. 이후 본당은 대성당에서 여는 30분간의 작은 음악회를 통해 신자들은 물론 일상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평화로운 안식처를 제공해왔다.

‘한낮음악회’는 본당 성음악봉사분과 소속 ‘명동성당 반주단’이 기획하고, 반주단에 속한 오르가니스트들이 돌아가며 연주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9월 11일 오후 12시30분. 힘찬 오르간 선율이 선선한 초가을 바람과 함께 성당 주변을 감쌌다. 식후 잠시의 여유를 누리기 위해 성당 마당 등 이곳 저곳을 산책하던 직장인들이 하나둘 오르간 선율에 이끌려 성당 안으로 들어섰다. 이들은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오르간 선율에 귀 기울였다. 흐린 날씨였지만 은은하게 비치는 햇살도 스테인드글라스의 다채로운 색깔을 성당 안으로 한껏 넣어주는데 모자라지 않았다.

이번 음악회 연주자로 나선 주인공은 최주용(로사) 오르가니스트다. 최씨는 크고 작은 파이프 2577개로 이뤄진 대성당 파이프오르간 앞에 앉아, 두 손과 발을 부지런히 눌렀다 뗐다를 반복하며 연주를 이어갔다. 음악회에서는 바흐의 ‘높은 곳에 계시는 하느님께 영광’을 비롯해 3곡을 선보였다.

진성미(아나스타시아) 반주단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음악으로 연주회를 꾸며 신자 뿐 아니라 성당을 방문하는 일반인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것”이라면서 “성음악은 물론 다양한 악기를 이용한 연주와 성악곡, 클래식 등을 함께 들려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9월 18일에는 정수정(베로니카), 25일에는 박하람(체칠리아) 오르가니스트가 각각 연주를 펼친다.

주교좌명동본당은 지난 5월 꼬스트홀 재개관 이후 ‘문화가 있는 명동’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다양한 장르의 문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본당 문화예술봉사분과장 김대식(바오로)씨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통해, 지친 현대인들에게 성당이 쉼과 치유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면서 “이는 성당이 문화와 예술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과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