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퇴임 송별미사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7-09-12 수정일 2017-09-12 발행일 2017-09-17 제 306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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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위한 봉사는 큰 영광이었습니다”
2008년부터 9년 5개월 임기
역대 최장기 주한 교황대사
“교황 방한 가장 기억에 남아”

9월 6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송별미사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와 한국 주교단.

지난 9년 5개월간 주한 교황대사로서 교황청과 한국교회의 가교 역할을 해온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가 외교관으로서의 직무를 마치고 퇴임했다. 파딜랴 대주교는 역대 최장기간 주한 교황대사를 역임한 외교관으로서도 이름을 남기게 됐다.

주교회의는 9월 6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파딜랴 대주교를 위한 송별미사를 봉헌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주례하고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파딜랴 대주교가 공동주례한 이날 미사에는 한국 주교단과 사제단, 남녀 수도자 대표 등이 참례해 주한 교황대사의 임기를 마치고 은퇴하는 파딜랴 대주교의 ‘새로운 소임의 사제직’을 위해 기도했다. 파딜랴 대주교의 동생이자 주 쿠웨이트 교황대사인 프란치스코 파딜랴 대주교도 이날 미사에 참례했다.

파딜랴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한국교회를 위해 봉사한 것은 큰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딜랴 대주교는 “한국에서 신앙이 처음 생겨난 그때부터 성령께서 깊숙이 현존하심을 알게 된 것은 특권이고 기쁨의 원동력이었다”면서 “거룩한 순교자들의 피와 근면한 민족의 선의로 풍요로워진 ‘고요한 아침의 나라’의 교회를 위해 봉사했던 것은 참으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파딜랴 대주교는 “주교회의 임직원들의 사목적 사랑과 이해, 선의와 연대로 ‘짐’이 가벼워졌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파딜랴 대주교가 부임한 2008년 이후 한국교회에서는 15명의 새 주교가 탄생했다.

특히 파딜랴 대주교는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파딜랴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문은 친교, 믿음, 기도, 축복의 시간”이었다면서 “우리는 모두 민족의 영육 간의 행복과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영성체 후 이어진 송별식에서 염수정 추기경은 “파딜랴 대주교가 한국교회가 교황님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한국교회의 소식을 교황청에 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줬다”며 감사를 전하고, “한국교회 신자들은 파딜랴 대주교님을 잊지 않고 늘 기억하고 기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파딜랴 대주교는 1966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사제품을 받고 1972년부터 교황청 외교관으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1990년 대주교로 임명됐으며, 파나마, 스리랑카, 나이지리아, 코스타리카 주재 교황대사로도 사목한 바 있다. 파딜랴 대주교는 2008년 4월 제10대 대한민국 주재 교황대사 겸 제4대 몽골 주재 교황대사로 임명됐다.

한편 임기를 마친 파딜랴 대주교는 9월 15일 출국했으며, 이후 신임 교황대사가 부임하기 전까지는 스프리치 몬시뇰이 권한대행으로 전권을 맡아 교황청과 한국교회의 관계를 이어간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