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교회 여정 한눈에’ 바티칸 특별전 개막

바티칸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7-09-12 수정일 2017-09-12 발행일 2017-09-17 제 3062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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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 한국 천주교회 230년 그리고 서울’
서울 순교자현양위, 성 베드로 대성당서 개막미사 봉헌
지역교회 관련 첫 바티칸 전시… 교회 안팎서 큰 관심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를 비롯한 한국교회 대표단과 교황청 관계자, 한국 정·관계 인사들이 9월 9일 바티칸박물관 브라치오 디 카를로마뇨 홀 앞에서 바티칸 특별전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한국 천주교회 230년 그리고 서울’의 개막을 알리는 색줄을 자르고 있다.

한국 땅에서 이어온 복음화의 여정 230여년. 그 역사를 집대성해 보여주는 바티칸 특별전이 9월 9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봉헌된 개막미사로 막을 올렸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정순택 주교)는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 한국 천주교회 230년 그리고 서울’을 주제로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에서 특별전을 열고 있다.

바티칸박물관 기획전시관인 브라치오 디 카를로마뇨 홀에서 펼치는 이 특별전은 한국교회의 ‘자생적 탄생’과 ‘순교와 박해의 역사’, ‘교회의 사회 참여’ 활동을 전 세계에 소개하는 장이다. 전시 유물도 187점에 이르는 대규모 기획전이다.

바티칸에서 한국을 포함해 지역교회 관련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한국교회와 한국을 소개하는 전시가 처음으로 기획되면서, 개막전부터 교회 안팎에서 큰 관심을 보여 왔다.

바티칸 특별전 개막미사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주례했으며,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와 이용훈·유흥식 주교 등 주교회의 상임위원회 주교단을 비롯해 로마에서 유학 중인 사제단이 공동집전했다.

제5대 주한 교황대사를 역임한 프란치스코 몬테리시 추기경과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교황청 부서 장관 피터 턱슨 추기경, 인류복음화성 차관 혼 타이파이 대주교도 개막미사에 참례해 축하인사를 전했다.

또한 미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와 정종휴 주 교황청 한국대사, 김경석 전 교황청 대사 등 바티칸 주재 외교관과 현지 교민, 한국 순례단 600여 명이 참례했다.

개막미사가 열린 9월 9일은 조선대목구 설정 기념일로 의미를 더했다.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은 1831년 9월 9일 조선대목구를 설정하는 소칙서를 반포한 바 있다. 염 추기경과 김 대주교를 비롯한 상임위원회 주교단은 개막미사 봉헌에 앞서 성 베드로 대성당에 있는 그레고리오 16세 교황 묘소를 참배하기도 했다.

염 추기경은 개막미사 강론을 통해 “한국교회 230년의 역사는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증거한 구원의 역사였다”면서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선조들의 삶을 기억하고 우리 자신들이 더 복음화 되어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할 것을 약속하자”고 권했다.

김 대주교는 축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2014년 한국을 방문하셔서 우리에게 기억의 지킴이, 희망의 지킴이가 되라고 권고하셨다”면서 “이는 과거의 가치를 잊지 말고 미래를 위한 징검다리이자 등대로 삼아달라는 당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주교는 “이번 전시회는 삶의 지혜이자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구체적인 매개체이며, 미래의 희망을 실현하게 하는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개막미사에 이어 브라치오 디 카를로마뇨 홀 앞에서는 색줄 자르기 등의 개막행사가 열렸다.

행사에 참가한 교황청 행정원장 주세페 베르텔로 추기경은 “이번 전시는 복음화의 기쁨뿐 아니라 박해와 순교라는 어려움을 겪은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여준다”면서 “테르툴리아누스 성인이 말한 것처럼 ‘순교자의 피는 신앙의 씨앗이 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번 바티칸 특별전은 11월 17일까지 열리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바티칸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