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세계를 놀라게 한 바티칸 특별전

입력일 2017-09-12 수정일 2017-09-12 발행일 2017-09-17 제 3062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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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교회 안에서 한국 천주교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국 천주교회의 면면을 보편교회 신자들은 제대로 알고 있을까. 한국교회 230년 역사를 보편교회에 알리는 특별한 전시회가 마련돼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개최 장소도 보편교회의 중심인 바티칸이어서 그 의미가 깊다. 영국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 중의 하나인 바티칸박물관에서 한국 관련 전시회가 열리는 것도 처음이라고 한다. 전시회 개막 날짜도 이색적이다. 그레고리오 16세 교황께서 조선대목구를 설정한 날인 1831년 9월 9일에 맞춘 것이다. 행사 진행자들의 꼼꼼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우리 한국교회가 신앙 선조들의 삶을 기억하고 우리 자신들이 더 복음화되어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더 많은 봉사를 할 것을 약속하자.” 염 추기경의 특별전 개막미사 강론 중 일부다. 한국교회를 세계에 알리는 것에만 만족해선 안된다는 말씀이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신앙 선조들 삶을 생각하고 사랑과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

특별전을 찾아온 외국인 관람객들이 한국교회의 순교 역사와 훌륭한 문화를 알게 됐다며 놀라워한단다. 흐뭇하다. 진작 이런 행사를 기획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11월 17일까지 열리는 특별전이 성황리에 진행되길 기도해야 한다. ‘한국교회사 안에 숨 쉬고 있는 신앙과 문화를 인류애와 잘 접목했다’는 평가가 퇴색되지 않도록 관심을 갖자.

하느님 뜻을 펼치며 복음을 뿌리내리고자 노력했던 신앙선조들. 이들의 신앙적 열정이 이제 보편교회로 전파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체이며 미래의 희망을 실현케 한다”는 김희중 대주교 개막식 축사를 늘 기억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