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순교가 필요한 시대다

입력일 2017-08-29 수정일 2017-08-29 발행일 2017-09-03 제 3060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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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성월이다. 해마다 돌아오는 교회절기지만 올핸 새롭다. 국정농단, 촛불, 새 정부, 적폐청산, 북한 핵, 사드, 계란살충제, 소시지 파동…. 혼란스럽다. 이러한 때 순교자성월을 맞이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을 대하는 자세’를 예년과 달리해야 한다.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명확한 답이 나와 있다. 순교정신이다. 갖은 유혹과 박해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신앙을 지켜낸 신앙선조들처럼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 정의를 실천해야 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고, 비난을 당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닌 건 ‘아니다’라고 해야 한다. 평화와 연대라는 명목으로 어설픈 타협과 양보는 더 큰 혼란과 반목을 가져올 수 있다.

진정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찾다 보면, 귀결점은 ‘예수님 가르침’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바른길’을 선택하는데 주저해선 안 된다. 북한이 잘못을 범하면 “잘못이니까 시정하라”고 요구해야 하고 정부가 미흡하면, “제대로 좀 하라”고 질책해야 한다. 잘못을 깨닫고 시정하려 할 때 비로소 용서와 자비, 타협이 있을 수 있다. 그릇됨에 대해선 끝까지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자. 물러서선 안 된다. 이것이 바로 순교정신이다. 신앙선조들은 꿋꿋했으며 목숨까지 버렸다. 신앙선조들이 지닌 신앙에 대한 확신이 놀랍기만 하다.

순교가 필요한 시대다. 순교자들의 용기와 믿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혼돈과 혼란을 바로잡는 방법이 멀리 있지 않다. “순교자들은 교회의 살아있는 피”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이 생각난다. 교회 영성을 풍요롭게 하는 순교자들의 신앙. 이러한 신앙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삶 안에 깊이 뿌리내리길 기원한다.

“용감하신 순교자들이여, 특별히 청하오니 우리나라를 위하여 하느님께 빌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