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부모님과의 종교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이찬 신부(성 골롬반외방선교회·다솜터심리상담소장)rn
입력일 2017-08-22 수정일 2017-08-22 발행일 2017-08-27 제 3059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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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차이 인정하고 대화와 설득 필요해요

【질문】 부모님과의 종교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개신교 신자인 부모님과 신앙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저는 왠지 가톨릭에 끌려 3년 전부터 성당을 다니고 있는데, 특히 어머니는 제가 성당에 가는 것을 강경하게 반대하셔서 여러 번 말다툼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머니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답변】 생각의 차이 인정하고 대화와 설득 필요해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닥친 어려운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우울, 공포, 외로움, 긴장, 질투 등과 같은 원치 않는 감정 때문에 괴로워하고, 전쟁, 죽음, 실패, 허기, 질병과 같이 생명을 크게 위협하는 것들에 대해 거의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나가는데 하느님의 능력을 믿고 하느님께 의지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 많은 신자들의 공통적인 바람입니다. 이런 우리의 마음 상태를 연구하는 학문 중에 종교심리학이란 학문이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감정이나 사건 등을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가는가의 모습을 연구하는 학문인 것입니다.

이 학문은 각 개인의 인간 행동을 관찰·기술·해석하면서, 인간의 삶의 형태를 이해하려고 합니다. 즉 사람들은 종교적인 영향으로 하느님과의 관계를 맺어간다는 것입니다. 종교적인 교육을 받고 자라게 되면 초등학교 시절에는 종교적 관념을 구체화하여 하느님과 천사는 실제의 사람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사람들이 여러 형태의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어떤 이들은 전통적인 종교 관념을 지니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신비주의적 사상에 빠지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종교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기도 합니다. 종교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르다는 뜻입니다.

자매님은 가톨릭에 왠지 모르게 이끌리셨다고 하셨습니다. 가톨릭과 개신교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교리, 전례, 행동적 규범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중에 전례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차이가 크기에 바로 눈에 띕니다. 전례는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고 각 개인에게 영향을 많이 주는 것입니다. 이런 전례를 통해서 하느님의 존재를 의식하고 안정감을 얻기도 합니다.

부모님이 개신교 교회를 오래 다니셨다면 자매님은 부모님으로부터 많은 종교적 영향을 받고 자라났을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어렸을 때부터 개신교를 다니셨다면 무언가 개신교적인 교리나 전례, 행동적 규범에서 본인이 지닌 생각과 달라서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지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개신교와 가톨릭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갈등으로 볼 수도 있겠다는 뜻입니다.

또한 다른 한편으로는 종교적인 차원을 떠나서 부모님과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파악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즉, 부모님과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알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부모님과 갈등이 있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갈등 상황에 처하게 되면 많은 경우에 본인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기보다 뭔가 다른 행동으로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상대가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게 만들어 버리기도 합니다.

가족이지만 서로 서로의 생각과 입장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머님과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의 차이를 이해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설득하는 것보다 우선해야 할 것입니다.

※ 질문 보내실 곳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e-mail] sangdam@catimes.kr

이찬 신부(성 골롬반외방선교회·다솜터심리상담소장)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