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펀펀 사회교리] (34) 최저임금과 교회 가르침 ⑤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
입력일 2017-08-22 수정일 2017-08-23 발행일 2017-08-27 제 3059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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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격차 줄여야 경제 선진국 도약 가능

양극화 이야기를 하던 백 신부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입니다. OECD는 경제적인 측면만 본다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선진국 모임이라고 봐도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경제는 OECD 회원국 수준을 맞추어 갈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 선진국으로 가는 좋은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양극화 문제에서 우리나라는 35개국 회원국 중 3번째로 심합니다. 소득분배가 잘 되지 않고,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소득 격차가 크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그나마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최저임금입니다. OECD 가입국 중 최저임금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27개국인데, 그중 우리나라는 최저임금 수준이 15위입니다. 중간쯤 됩니다. 하지만 1위 프랑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신부님 OECD에 대해서 너무 장황하게 말씀하시는 것 아닙니까?”


“예, 그런 이유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비교하면서 우리보다 더 어려운 나라를 끌어들이고, ‘이만하면 먹고 살만하지 않느냐? 우리 때는 세끼 밥 먹기도 힘들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배가 불렀다.’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시거든요. 그러나 이제 우리는 당당하게 OECD 가입국으로서 그 수준의 나라들과 비교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이 좀 길었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백 신부의 말에 베드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한다.


“신부님 말씀하시는 뜻은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영세 자영업자와 소기업에 대한 이야기가 아직 없으신데요. 좀 해주시죠.”


“그래요, 요즘 자영업 하시는 분들 참 힘드시죠. 북한 핵과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무역 압박 등으로 인해서 경제가 어려운 이때에, 최저임금까지 대폭 인상됐으니 참 힘들 것입니다. 통계를 보니까, 내년에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 기준 463만여 명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23.6%나 된다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영세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보는 편의점 예를 들면, 그야말로 인건비와의 싸움입니다. 하루 24시간 문을 열어놓으려면 8시간 근무하는 직원이 최소 3명이어야 합니다. 물론 실제로는 편의점주 부부가 돌아가면서 시간을 메꾸는 것이 일반적입니다.(편의점주 부부의 인건비는 어디서 뽑는가?) 이렇게 인건비가 운영비를 대부분 차지하게 되면, 목이 좋지 않아 장사가 잘 되지 않는 편의점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TV 뉴스와 인터뷰한 어느 편의점주가 한 ‘차라리 제가 편의점 알바를 해야 할 형편입니다’라는 말에 공감이 갑니다. 참 안타깝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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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