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영혼을 여는 문 ‘이콘’] 성 코스마와 성 다미아노

장긍선 신부 (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소장)rn국내 이콘 분야에서는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입력일 2017-08-22 수정일 2017-08-22 발행일 2017-08-27 제 3059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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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코스마와 성 다미아노 형제.

성 코스마와 성 다미아노 형제는 3세기경 아라비아에서 태어나 시리아에서 의학공부를 하고, 의사가 됐다.

그 후 이들 형제는 복음 정신에 따라 특히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고 치료를 해줬다. 또한 그들은 의술이 남달리 뛰어나 명의라는 높은 칭송을 들었으며, 마비증상 등 다양한 병을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의술을 개발했다고도 전해진다.

그러나 형제는 303년 디오클레티우스 황제 치하에서 그리스도교에 대한 박해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은 물론 만나는 사람들에게 항상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기에, 실리시아의 집정관 리시아스에게 체포됐다.

집정관은 처음에 이들을 바다에 던지고 불에도 던졌으나 그들을 죽일 수 없었다. 십자가에 매달고 돌과 화살에 맞는 고문도 가했지만 그들의 신앙을 꺾을 수 없었다.

결국 이들 형제는 참수형에 처해졌는데, 이때 그들의 남동생 안티무스, 레온티우스, 유피페리우스도 함께 참수돼 순교했다고 한다. 이후 그들의 전구로 인한 치유의 기적이 곳곳에서 일어나면서 두 성인은 더욱 큰 공경을 받게 됐다.

시리아 초세기 문헌을 보면, 코스마와 다미아노의 무덤은 시리아의 키로스에 있었고 그들을 기념해 그곳에 성당을 건립했는데, 유스티아노 황제에 의해 더욱 확장됐다고 한다.

이렇게 4세기경에 이미 그들에 대한 공경은 동로마 제국 전역에 널리 퍼져 나갔고, 후에는 러시아에까지 전해졌다.

예루살렘과 이집트, 메소포타미아에도 두 성인에게 봉헌된 성당들이 많이 세워졌으며, 이들은 복음사가 루카와 함께 의사들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게 됐다.

두 성인에 대한 공경은 서방교회에도 전해져, 6세기경 성인들의 이름은 미사경본 내에 거양성체 전 위대한 순교자들의 전구를 구하는 경문에 첨가됐으며, 동방에서와 마찬가지로 외과의사들과 환자들의 수호자로 공경받게 된다.

브라질에서는 아이들의 수호자로도 공경을 받아, 9월 26일 성인들의 축일이면 이 성인들의 모습이 인쇄된 사탕 봉지를 아이들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두 형제 성인들의 축일은 원래 9월 27일지만 성 빈센트 드 폴의 축일과 겹쳐, 1969년 전례력 개편 때 9월 26일로 옮겨 기념하고 있다.

성 코스마와 성 다미아노의 성화에는 늘 두 성인이 함께 있는 모습이 묘사되곤 한다. 또 약이 담긴 작은 상자나 의료기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나 병자들을 치료하는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어, 그들이 의술로 봉사의 삶을 살았고 그들 덕분에 많은 치료의 기적도 있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장긍선 신부 (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소장)rn국내 이콘 분야에서는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