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수사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에서 쉽게 상처받고 함께 사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가족이나 직장, 단체, 교회 더 나아가 사회와 국가까지 그렇다”고 말했다. 특히 “성격이나 성장 배경, 문화와 신념이 다른 사람들이 평화롭게 어울려 사는 것이 큰 과제”라며 “작게 보면 수도 공동체의 삶이지만, 여러 국가의 형제들이 모여 사는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시사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신 수사가 약 30년째 몸담고 있는 떼제 공동체는 스위스 출신 로제 수사가 1940년 프랑스로 오면서 시작됐다. 떼제 공동체는 초교파적 그리스도교 공동체로 가톨릭과 개신교 구분 없이 30여 개국의 다양한 나라에서 모인 이들이 함께 소통하며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이들은 태어난 국가도, 문화양식도 모두 다르지만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사는 기적’을 실천한다.
신 수사의 책도 ‘함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 위주로 서술됐다.
“20대의 뜨거운 열정으로 나는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다. 오랜 방황과 모색 끝에 마침내 부르심에 응답한 나는 처음엔 그윽한 기쁨과 행복감에 젖어 있었지만 수도 생활이 그런 허니문의 연속일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책에 인용된 대로, 신 수사에게도 공동체 생활의 어려움을 겪은 적 있었다. 그러나 같은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솔직한 나눔과 경청’으로 그 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전한다.
또 떼제 공동체의 특별한 점 중 하나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이들의 성소가 줄어들고 있는 요즘, 떼제의 이런 점은 이목을 끈다. 그들이 떼제에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젊은이들은 떼제를 찾아 함께 기도하고,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이들과 소통한다. 편안한 환경에서 젊은이들은 소박한 생활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기도와 묵상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이다.
“자유롭고 자율적이며 신뢰하는 분위기가 젊은이들이 떼제를 찾는 첫 번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젊은이들은 이곳이 누구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느끼고 수사들은 그들의 고민과 회의, 질문을 편견 없이 들어준다. 특히 묵상 노래와 침묵을 곁들인 아름다운 공동기도도 큰 몫을 할 것이다” 신 수사는 떼제에 청년들이 모이는 이유를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자유롭게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에서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