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성가의 기쁨] 권성일 미카엘 (하)

신동헌 기자
입력일 2017-08-14 수정일 2017-08-14 발행일 2017-08-20 제 3058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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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도움 청하는 이들 위해 노래

■ 가자 갈릴래아로

“세상아 들어라 너희에게 진리를 선포하노라”

갈릴래아는 예수님의 고향인 나자렛과 갈릴래아 호수 일대를 포함하는 지역이다. 이곳은 비옥한 곡창지대였고 이집트에서 근동으로 가는 육상 통로의 요충지였다. 따라서 이민족의 침략과 왕래가 잦았기에 ‘이민족의 갈릴래아’(마태 4,16)라고 불렸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곳에서 첫 복음을 선포하신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17)

“복음을 묵상하면서 예수님께서 복음을 ‘외치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을 향한 선전포고와 같은 느낌이 들었었죠. 예수님의 사자후와 같은 그 외침을 강렬하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것이 ‘가자 갈릴래아로’입니다.”

셋잇단음표로 첫 소절이 시작되는 것도 강한 느낌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외치듯이 부를 수 있도록 나온 표현이었다. 많은 이들이 함께 온 세상을 향해 힘차게 외치는 것을 꿈꿨다.

“이 곡을 만든 것은 1999년이었습니다. 20년 가까이 셀 수 없을 만큼 불렀던 것 같아요.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제1회 KYD’에서 수천 명의 청년들과 함께 불렀을 때였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한 이들이 한마음이 되어 부른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성가 부르길 정말 잘했다는 마음이 들었던 순간이에요.”

■ 강정아

“강정아 너는 이 땅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지만/ 너에게서 온 나라의 평화가 시작되리라”

축일을 맞아 뜻깊은 선물을 주고 싶었다. 바로 자신에게.

“나를 축하해주자는 마음이 들어 무작정 제주도로 향했습니다. 2012년쯤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강정마을을 찾았죠. 마침 강정촛불문화제에 참석할 수 있었어요. 그때 눈에 들어오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강정아 너는 이 땅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지만’으로 시작하는 글귀였죠.”

그 글은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쓴 글이었다. 그 글을 보는 순간 노래가 떠올랐고 곡을 써 내려갔다. 그렇게 만들어진 곡은 지금도 강정마을에서 불린다.

지난 7월 성주에서 권성일씨는 ‘사드가고 평화오라’는 제목의 곡을 발표했다. 성주를 방문하고 싶었으나 빈손으로 갈 수는 없다는 마음에서였다.

성주뿐만 아니라 ‘길 위의 미사’에 늘 함께하고 싶다. 그러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늘 빚진 마음으로 살아간다.

“만약 예수님께서 맞고 있는 사람과 때리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의 편을 들까 생각해 봐요. 눈물 흘리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의 눈물에 관심을 가지시지 않았을까요? 길 위에서 미사를 봉헌하며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나 그 자리에 늘 함께하지 못하는 것은 제 마음에 ‘빚’으로 남아 있습니다.”

신동헌 기자 david983@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