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제주교구 청소년 평화순례

조지혜 기자
입력일 2017-08-14 수정일 2017-08-21 발행일 2017-08-20 제 3058호 8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히로시마에서 원폭 참상을 느꼈어요”
자매교구인 교토교구 초청받아
日 거주 피폭자와 만남 갖는 등
평화의 의미와 소중함 되새겨

8월 4~9일 히로시마 평화순례에 참여한 제주교구 중학생들이 자매교구인 일본 교토교구 주교좌 가와라마치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주교구 청소년들이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이 안긴 참상을 간직한 일본 ‘히로시마 평화순례’ 길을 걸으며 참 평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제주교구 중학생 21명은 자매교구인 일본 교토교구(교구장 오츠카 요시나오 주교) 초대로 교토교구 청소년들과 함께 8월 4~9일 평화순례에 참가했다.

순례에 참가한 학생들은 히로시마 시내 평화행진, 평화공원 위령비 참배, 평화기념자료관 견학, 평화등불 띄우기 등의 행사에 참여하고 오츠카 주교와 면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을 인솔한 황정섭 수녀(제주교구 청소년사목위원회)는 “이번 순례를 통해 내 일이 아니라고 여겼던 것들이 실감나게 다가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폭 피해로 한국인 2만여 명이 숨지고 이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된 것도 새로웠다”고 말했다. 또한 참가한 청소년들이 “진정한 평화의 의미를 깨달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순례단은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을 둘러보기도 했다. 학생들은 자료관에 전시된 등교 도중 숨진 희생자의 교복, 희생된 어린이 옷, 멈춘 시계 등을 보고 전쟁의 참혹함과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순례에 참가한 학생들은 히로시마에서 열린 평화등불 띄우기에도 참가했다. 히로시마 시민들이 원폭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강물에 등을 띄우는 행사다. 학생들도 평화 메시지를 담아 함께 강물에 등을 띄웠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안에 있는 한국인 희생자를 기억하는 위령비 앞에서.

이번 순례에 참가한 김동우(베드로·제주제일중 2년·제주 광양본당)군은 재일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만나 증언을 들은 것을 가장 인상 깊은 순서로 꼽았다.

피폭자 박남주(85) 할머니가 겪은 전쟁의 참혹함을 들은 김군은 “원자폭탄이 터지는 순간 폭음과 함께 몰려온 열기가 할머니를 덮어버릴 듯이 답답한 기분이 그대로 느껴졌다”며 증언을 들은 느낌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또한 “당시 히로시마가 얼마나 끔찍하고 무서웠을지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제주교구 중학생 ‘히로시마 평화순례’는 2011년부터 시작됐다. 교토교구 중학생 4명이 2010년 제주교구에서 열린 ‘제주교구 중고등부 주일학교 여름캠프’에 참가하며 이에 대한 답방형식으로 2011년 제주교구 중학생들이 교토교구를 방문하며 시작됐다. 교토교구 청소년은 매년 히로시마 평화대회에 참가한다. 이때 교토교구를 방문한 제주교구 청소년이 함께 참가하며 제주교구 청소년의 히로시마 평화 순례가 시작됐다. 이들은 2011년부터 2016년을 제외하고 매년 히로시마 평화순례에 참가하고 있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