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기, 성악병사까지… 풍성한 전례 만들어요 평균 5~6명 나와 합주 활기찬 축제 분위기 신자들 하나로 묶어 감동해 세례 받는 장병도
군종교구 해군 만포대본당(주임 안영근 신부, 경기도 평택 제2함대사령부) 주일미사 때면 어김없이 가장 먼저 성당을 찾는 발길이 있다. 주일미사 성가 반주를 맡는 해군 2함대 군악대 대원들과 그들의 ‘매니저’이자 만포대본당 전례부 차장인 정선일(마리아·42)씨가 그 주인공. 보통 주일 오전 10시30분 미사 1시간 전에는 군악대 대원들이 각자 담당하는 악기를 챙겨 성당에 도착한다. 고요하던 만포대본당 성당은 이들의 발걸음을 맞이하면서 활기와 주일의 축제분위기를 띤다.
8월 13일 주일에도 군악대 대원들은 일찌감치 오전 9시30분 무렵 성당에 자리 잡았다. 주일미사곡을 확인한 뒤 악기를 연주하면서 호흡을 맞췄다. 미사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조금씩 군악대 대원들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10시30분 군악대 대원들이 성당을 꽉 채우는 반주로 미사 시작을 알리자 신자들은 입당성가 ‘왜’를 우렁차게 불렀다. 성가 소리가 실내 공기에 진동을 일으키는 것 같았다. 드넓은 바다를 지키는 해군 성당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한 감동과 매력이 전해졌다. 군악대 대원들의 능숙한 반주는 미사를 주례하는 안영근 주임신부를 도와 전례곡과 봉헌성가, 파견성가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었고, 미사에 함께한 모든 이들을 하나로 묶어 일치를 이뤄내는 끈이 되고 있었다. 안 신부는 “민간 본당에도 미사 반주를 맡는 밴드부가 많지만 만포대본당 군악대 대원들은 기타와 드럼, 건반은 물론이고 색소폰, 튜바, 클라리넷 같은 음량이 풍부한 관악기도 연주하는데다 성악병까지 있어 미사가 정말 풍요롭다”고 말했다. 이어 “성가 반주 봉사를 하는 군악대 대원이 전체 8~9명인데 훈련이나 휴가 등으로 빠지는 인원이 있어 주일미사에 평균 5~6명의 대원들이 나온다”며 “‘완전체’의 연주를 듣기 어려운 것은 아쉽지만 매주 훌륭한 연주를 선사하고 있어 고맙다”고 밝혔다. 또한 “제가 올해 군종장교로 임관해 만포대본당에서 첫 주임신부로서 사목 열정을 불태우는 데도 군악대 대원들의 활동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덧붙였다.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