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출소 후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데…

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입력일 2017-08-14 수정일 2017-08-14 발행일 2017-08-20 제 3058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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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과거일 뿐’ 먼저 자신을 용서해야

【질문】 출소 후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데…

53세 남성으로 현재 교도소에 있습니다. 내년 2월이면 다시 세상으로 나가는데, 어떻게 해야 남은 생을 보람과 의미를 느끼면서 살 수 있을지요. 이번 만큼은 지난 삶과는 다르게 살고 싶은 간절한 바람을 느낍니다. 어떤 말씀이든 좋으니 제게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답변】 ‘과거는 과거일 뿐’ 먼저 자신을 용서해야

어느 날인가 우연히 초등학생용 여름방학숙제로 내어주던 탐구생활에 쓰인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주인공이 말을 안 들을 때마다 아버지가 앞마당에 있는 나무에 대못질을 했답니다. 그리고 아들이 착한 일을 할 때마다 대못을 하나씩 뽑았다고 합니다. 아들의 학창시절 내내 나무에는 굵은 대못이 촘촘히 박혀 있었답sa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와도 사이가 나빠져, 도망치다시피 서울로 가고 난 후부터는 고향집에 내려가질 않았답니다. 그 뒤로 아들이 중년이 되었을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유품을 정리하다가 그 나무를 다시 보게 되었답니다. 그 나무에 대못은 모두 빠져 없었지만, 여전히 선명하게 대못 자국이 남아있더랍니다. 그 순간 가슴이 찌르듯이 아파오더랍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아버지와 화해를 할걸, 조금 더 일찍 아버지 말씀을 잘 들을걸’ 하는 후회가 들어 대못자국이 선명한 그 나무를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고 합니다.

과거와 같은 실수가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과거의 잘못한 일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셔야 할 것 같습니다. 과거로부터 배운 게 없다면 우리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수도 있습니다. 각 나라마다 역사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과거 사건과 관련해서 자신을 용서하지 않는 한, 과거의 상처는 아물지 않고 그대로 남아서 언제, 어느 때 다시 밖으로 빠져나올지 모른답니다. 과거에 일어난 일은 과거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에 대해서 적절한 벌을 받았고, 지금은 처음 살아보는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우선 십자가의 길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시간 속의 수난과 예수님의 죽음을 생각하고, 구원의 신비를 함께 묵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십자고상을 보면 양손, 양발등에 대못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대못에 박혀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금 우리에게 하시고자 하는 말씀이 무엇인지 잘 들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최근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옛 영화를 다시 본 적이 있습니다. 영화 중에 수녀가 될 마리아가 대령을 사랑하는 마음이 들자, 가정교사로 있던 대령의 집으로부터 수녀원으로 도망을 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원장수녀님이 마리아에게 불러준 노래가 있습니다. ‘Climb every mountain’입니다.

이 노래가 영화의 마지막에 다시 흘러나옵니다. 노래 가사는, ‘세상의 모든 산을 전부 올라가 보아라. 그래서 어느 산이 높고, 낮은지 알아내렴. 네가 알고 있는 길, 혹은 모르는 샛길이라도 전부 돌아다녀 보아라. 세상의 모든 산을 올라가 보렴. 개울을 만났을 때도 가뿐히 건너는 거야. 하늘의 무지개를 쫓아가는 거야. 네 꿈을 찾을 때까지. 네가 평생토록 매일매일 모든 정열을 쏟아부을 수 있는 그런 꿈을 말야’라고 울려 퍼집니다.

에제키엘서 18장에 보면, “악인도 자기가 저지른 모든 죄를 버리고 돌아서서, 나의 모든 규정을 준수하고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죽지 않고 반드시 살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오늘 새로운 하루를 과거의 아픔으로 바꾸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새로운 하루에는 새로운 경험으로 채워보시길 바랍니다. 각자의 꿈을 이루는 무지갯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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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