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마산 정평위,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는 미사’ 3년째 지속

신동헌 기자
입력일 2017-08-14 수정일 2017-08-14 발행일 2017-08-20 제 305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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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등 기도하며 매주 금요일 교구청서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2014년부터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는 미사’를 교구청 지하성당에서 봉헌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에 봉헌된 미사. 마산교구 청소년 보호시설 로뎀의 집 제공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동진 신부, 이하 마산 정평위)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지난 2014년 9월부터 봉헌해온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는 미사’가 올해로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마산 정평위는 선체 수습 절차를 밟고 있지만 아직도 유가족들의 마음속에서는 끝나지 않은 그날의 비극을 기억하기 위해 미사를 계속해나갈 방침이다.

마산 정평위가 처음 미사를 봉헌하기로 한 것은 참사가 일어난 지 5개월이 지나도록 원인이 밝혀지지도 책임을 지는 이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만하면 됐으니 그만 잊자’고 주장하는 이들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신앙인은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동진 신부는 “성수대교 붕괴와 삼풍백화점 붕괴 등 끔찍한 사고들을 기억에서 지웠을 때 또다시 억울한 죽임을 당하는 이들이 생겨났다”고 말하며 “기억하지 않는다면 잘못을 반복하게 된다”며 기억하고 있을 때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년이 지나면서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는 미사’는 백남기 농민과 민주화를 위해서 죽임당한 이들 등 ‘억울한 죽음’을 당한 모든 이들을 위해서 미사를 봉헌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이 있다.

이 신부는 “하느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질 때 억울한 죽임을 당하는 이들이 없을 것”이라며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는 미사’가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억울한 죽임을 당하는 이들이 있는 한 계속 봉헌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매주 목요일 봉헌되던 미사는 올해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7시30분 마산교구청 지하성당에서 봉헌되며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고 싶은 이는 누구나 참례할 수 있다.

신동헌 기자 david983@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