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원교구 세마본당 ‘공동구매 장터’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7-08-14 수정일 2017-08-14 발행일 2017-08-20 제 3058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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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약’ ‘기부’ 두 마리 토끼잡는 ‘밀알스토어’ 문 열었다
공동주문해 상품 찾아가는 방식
소매 유통과정 없애 마트보다 저렴
이익금으로 사회 취약계층 지원

8월 11일 세마본당 신자들이 밀알스토어에 진열된 제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평택대리구 세마본당(주임 문병학 신부)이 본당 공동구매 장터 ‘밀알스토어’를 열어, 저렴한 물건 구매와 나눔문화 확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밀알스토어’는 본당 주관으로 소매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구매를 하는, 일종의 공동구매형태 장터다. 음료, 라면 등과 같은 식료품에서 세제, 화장지 같은 공산품에 이르기까지 65가지의 물품을 살 수 있다. 구입을 원하는 신자들이 매주 토요일과 주일, 밀알스토어에 주문서를 내면 한 번에 물품을 구매해 다음 주일에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본당은 생태사도직 봉사자를 중심으로 밀알스토어를 운영, 지난 7월 30일 첫주문을 받기 시작해 조금씩 이용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장점은 경제성이다. 중간 소매 유통과정을 생략한 덕분에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각 상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즉시 구매가 불가능하다는 단점은 있다. 그래도 신자들은 대부분 유통기한이 길고 보관이 쉬운 생필품이라 가격을 고려하면 그 정도 불편은 감수할 만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밀알스토어가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밀알스토어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기부활동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본당은 공동구매를 하면서 생기는 이익금을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사회적 취약계층에 지원한다. 본당에 물품을 공급하는 유통업체측도 이런 취지에 공감해 마진을 줄이고 물품단가를 낮춰 제공하고 있다.

밀알스토어의 아이디어와 기획은 사회적협동조합 ‘공생공빈밀알’(이사장 조원규 신부)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또한 공생공빈밀알은 유통업체와의 협의와 공동구매 운영 전반을 연구하고 본당 공동구매 운영 시스템을 구축, 본당이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도 제공했다.

공생공빈밀알은 환경, 경제 등 사회 공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생명의 복음을 전파하면서 생명공동체 건설에 앞장서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공생공빈밀알은 세마본당의 밀알스토어를 시작으로 각 본당들이 공동구매 장터를 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추후에는 온라인 공동구매 장터도 개설할 계획이다.

밀알스토어 운영을 맡고 있는 김화선(그라시아)씨는 “공동구매 형태인 만큼 이용하는 사람이 모이면 가격도 더 내려가고 물건종류도 많아질 수 있다”면서 “더 많은 신자들이 밀알스토어를 이용해 기부문화가 더욱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병학 신부는 “자원순환의 문제는 생명문제와 결부돼있다”면서 “밀알스토어는 자원순환을 통해 나눔문화를 확산하는 작은 실천이지만, 나아가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실천할 수 있는 ‘자원 순환의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