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독자마당] 산티아고 까미노

김무일(토마스 아퀴나스)
입력일 2017-08-14 수정일 2017-08-14 발행일 2017-08-20 제 3058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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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불렀던가

아, ‘산티아고 까미노’

고통과 인내의 여정

무엇을 위해

이 길을 왔던가

나는 누구이며

왜 임을 찾으러

걸어야 하는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처절히 이겨야만

‘야고보’ 성인의 유해 앞에서

엎드려 기도할 수 있는 순례 길

몸도 마음도

온전히 비우지 않으면

결코 이룰 수 없는

구도의 길

모든 애착은

한갓 멍에이어라

평소에 긴요하던 물건도

무거운 짐일 뿐

아무 소용이 없어라

하나씩 하나씩

버리지 않으면

임의 길을 따를 수 없어라

마음도 무거우면

제풀에 지쳐 쓰러지려니

정녕 미움도 원망도

모두 짐이어라

오해도 갈등도

모두 짐이어라

임 향한 사랑 외에는

한낱 짐이어라

아, 드디어 ‘고조’ 언덕에서

저 멀리 ‘산티아고’ 대성당의

종탑이 보이네

몸은 천근만근인데

환희의 눈물이

가쁜 숨 사이로 흐르네

발바닥에서 저며오는 진한 아픔이

한 가닥 희망으로 위안을 얻네

“순례 길에 죽어도

주님, 저는 당신을 사랑하나이다

끝까지 당신 곁에

이르게 해주소서”

‘산티아고’ 솔바람이

순례객의 눈물을 닦아주네

김무일(토마스 아퀴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