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불렀던가
아, ‘산티아고 까미노’ 고통과 인내의 여정 무엇을 위해 이 길을 왔던가 나는 누구이며 왜 임을 찾으러 걸어야 하는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처절히 이겨야만 ‘야고보’ 성인의 유해 앞에서 엎드려 기도할 수 있는 순례 길 몸도 마음도 온전히 비우지 않으면 결코 이룰 수 없는 구도의 길 모든 애착은 한갓 멍에이어라 평소에 긴요하던 물건도 무거운 짐일 뿐 아무 소용이 없어라 하나씩 하나씩 버리지 않으면 임의 길을 따를 수 없어라 마음도 무거우면 제풀에 지쳐 쓰러지려니 정녕 미움도 원망도 모두 짐이어라 오해도 갈등도 모두 짐이어라 임 향한 사랑 외에는 한낱 짐이어라 아, 드디어 ‘고조’ 언덕에서 저 멀리 ‘산티아고’ 대성당의 종탑이 보이네 몸은 천근만근인데 환희의 눈물이 가쁜 숨 사이로 흐르네 발바닥에서 저며오는 진한 아픔이 한 가닥 희망으로 위안을 얻네 “순례 길에 죽어도 주님, 저는 당신을 사랑하나이다 끝까지 당신 곁에 이르게 해주소서” ‘산티아고’ 솔바람이 순례객의 눈물을 닦아주네김무일(토마스 아퀴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