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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만든 그리스도교 영화 ‘산상수훈’ 토크 시사회… 4대 종교인 의견은?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7-08-08 수정일 2017-08-08 발행일 2017-08-13 제 3057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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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서 답 찾는 과정 인상적”… “예수 이해 부족”
 가톨릭·개신교·불교·원불교 참여
“종교 간 서로 다름 인정하고
 이해와 평화로 가는 데 도움”
“예수와 내가 일치한다는 관점
 그리스도교 교리와 상반돼”

8월 7일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산상수훈’ 토크 시사회에 참석자들이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마가 스님, 최일도 목사, 배우 백서빈씨, 대해 스님, 김용해 신부, 권도갑 교무, 이명권 교수(왼쪽부터).

스님이 만든 그리스도교 영화 ‘산상수훈’을 두고 종교인들이 한자리에서 토론을 벌였다. ‘산상수훈’은 가톨릭신학생 8명이 천국, 선악과, 하느님 등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대해 묻고 성경에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원불교 성직자들은 8월 7일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를 관람한 후 대화를 나누는 ‘토크 시사회’에 참가했다. ‘산상수훈’을 제작한 영화사 ‘그란’이 주최한 이날 토크 시사회에서는 김용해 신부(서강대 신학대학원), 최일도 목사(다일공동체 설립자), 마가 스님(동국대 정각원 교법사), 권도갑 교무(‘행복한 가족’ 이사장)가 각각 토론에 나섰다.

4대 종교 성직자들은 우선 “영화가 불교적 관점에서 그리스도교를 바라봤다는 데 시사점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다양한 관점으로 이웃 종교를 바라봄으로써, 종교 간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평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용해 신부는 “스님이 인간 본질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성경 곳곳에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영화 속 질문들은 그리스도인 스스로도 많은 질문을 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도 목사도 “종교별로 교리는 다르지만, 영화에서 추구하는 인간 본질에 대한 질문이 종교를 넘어 이 땅에 평화의 메시지를 줄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권도갑 교무는 영화를 통해 그리스도교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를 통해 성경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면서 “신학생들이 하느님과 나의 관계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통쾌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가 스님은 불교 사상인 무아(無我)에 빗대어 “영화에서 계속해서 나를 부정하면서 하느님을 만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면서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하느님을 만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그리스도교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어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신부와 최 목사는 ‘예수님과 내가 곧 일치한다’는 관점은 불교적인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또한 “그리스도교에 상당히 도전적인 질문을 던져주고 답을 하기 위해 노력한 영화”라면서 “불교적인 관점은 존중하지만,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르면 인간이 예수님 혹은 하느님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최 목사도 “종교의 다양한 관점을 인정하는 저로서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부분”이라면서 “신학 공부를 하는 신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라고 말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