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바다, 그 위를 지배하신 주님 권능
히브리어로 얌은 바다 또는 호수를, 나하르는 강(江)을 의미한다.
■ 메소포타미아
히브리어에는 단수형과 복수형 외에 ‘쌍수형’이 있다. 동물의 한 쌍도 일컫고, 손발이나 장갑처럼 한 짝을 이루는 명사에 쓰인다. 나하르의 쌍수형은 나하라임인데 지명으로 쓰인다. 바로 ‘두 강의 지역’, 곧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지역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므로 구약성경이 전하는 ‘나하라임’은 ‘두 강 사이(의 지역)’를 의미하는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라는 이름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람 나하라임 임금’(판관 3,8)은 ‘두 강(의 지역)의 아람 임금’이란 뜻이다. 구약성경의 ‘나하라임’은 현대의 ‘메소포타미아’보다는 살짝 서쪽 지역을 의미했다. ■ 갈릴래아 호수 ‘킨네렛 얌(킨네렛 호수)’(민수 34,11 등)은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투트모세 3세의 문헌에도 등장하는 유서 깊은 곳이다. 킨네렛은 얌의 이름이기도 하고, 호수 근처의 지명이기도 하다.(여호 11,2) 킨네렛은 역사의 무대에서 잠시 사라졌다가, 헬레니즘 시대에 ‘겐네사렛’이란 이름으로 다시 등장했고(1마카 11,67; 마태 14,34 등) 신약성경 시대에 ‘갈릴래아 호수’로 불렸다. 본디 킨네렛(갈릴래아)은 이집트에서 탈출한 백성이 광야 생활이 끝나고 요르단 동편의 땅을 처음 분배할 때에 이스라엘에 속한 유서 깊은 곳이었다.(신명 3,17)■ 혼돈의 바다
고대근동 신화에서 얌이나 나하르는 ‘혼돈의 상징’이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얌 위를 걸으셨는데, 혼돈을 지배하시는 당신의 크신 권능을 드러내는 사건이라고 새길 수 있다. 예수님은 스스로 혼돈을 지배하실 뿐 아니라,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면 우리도 그럴 수 있다고 가르치셨다.주원준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rn독일에서 구약학과 고대 근동 언어를 공부한 평신도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