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명동본당 ‘늘푸른 청년 미사’에 거는 기대 / 최용택 기자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7-08-08 수정일 2017-08-08 발행일 2017-08-13 제 305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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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은 본당에서 활동하기가 다소 애매한 나이다. 학업에 매진하며 취업을 준비하는 20대 청년들과 취업을 하고 가정을 꾸린 30대 중반의 청년들의 고민이 다르다 보니 서로 어울리기 어렵다. 나이 많은 청년들이 혹여나 ‘예전에는 이랬다’하는 말이 나오면 바로 ‘꼰대’ 소리를 듣고, 오랜 기간 단체활동을 하던 터줏대감들도 30대가 되면 슬슬 자리를 물러나라는 무언의 압박을 받는다.

40대가 돼도 마찬가지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자녀들을 데리고 미사에 참례하는 것도 버겁다. 50~60대 장년층이 주축인 사목회에서 활동하기에는 ‘너무 젊다’고 생각해 동참하길 꺼린다. 이렇게 35~45세 세대는 본당 사목에서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주교좌명동본당이 35~45세 ‘늘푸른 청년’을 위한 주일미사를 마련해 기대를 모은다. 그동안 몇몇 본당에서 나이든 청년들을 위한 단체를 조직하거나 일회성 행사로 관심을 보이긴 했지만, 주일미사를 따로 배정하는 것은 처음이다. 본당은 이른바 ‘늘푸른 청년’들이 미사를 통해 본당활동을 이어가고, 자연스럽게 장년단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정 세대를 위한 주일미사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교회의 노력을 보여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늘푸른 청년’ 세대의 자녀에 대한 배려다. 이들 세대가 성당에서 활동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자녀 양육 때문이다. ‘늘푸른 청년’들이 일주일에 단 한 시간이라도 아이들과 떨어져 주님을 만날 수 있도록 본당에서 아이들을 보살펴주면 어떨까? 누구나 어린 자녀를 데리고 맘 편히 성당에 올 날을 기대해 본다.

최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