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속에서 하느님 음성 듣고 다시 붓 잡아” 마흔에 들어선 서예의 길 거듭되는 실패로 좌절할 때 특별한 신앙 체험하고 재기 칠전팔기로 작품 인정 받아 “재능 주신 은혜 봉사로 보답”
“신앙이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아가요?”
서예가 김동규(프란치스코·66)씨는 “마음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것은 신앙 뿐”이라면서 “하느님께서 주신 재능을 활용해 봉사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원래부터 신앙심이 이토록 깊은 신자는 아니었다. 그런데 깜깜한 터널 같았던 시련을 이겨내고 하느님을 체험하게 됐다고. 놀라운 점은 그를 깜깜한 터널로 인도한 것도,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다름 아닌 ‘서예’ 덕분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서예협회 대의원과 경기도지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중국 산동성 제남시에서 열린 한·중·일 국제서예교류전 등 다양한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한 이력이 있다. 학창시절엔 미술을 전공하고 싶었다. 하지만 넉넉지 않은 집안 형편 때문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돈을 벌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집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곤 했다. 미술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아서다. 어느 날, 그를 지켜본 이웃집 아주머니가 그에게 서예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문득 어릴 적 할아버지께 배운 붓글씨가 생각났다. 당시 그의 나이는 40세였다.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