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죄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클럽’ 아예 가지 말아야 하나요?

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입력일 2017-08-01 수정일 2017-08-01 발행일 2017-08-06 제 3056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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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적인 행동 반복된다면 조절이 필요해요

【질문】 죄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클럽’ 아예 가지 말아야 하나요?

세례를 받은 후에도 클럽에 자주 갑니다. 술에 취해 큰 소리의 음악과 신나는 분위기에서 춤을 추고 노는 것을 너무 좋아합니다. 그런데 클럽에 가는 친구들 중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들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 저도 술을 많이 마시면 실수를 하기도 합니다. 자칫 죄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곳인데 그러면 아예 안 가는 것이 좋을까요?

【답변】 충동적인 행동 반복된다면 조절이 필요해요

보통 사람들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줄여보려고 술을 마시지만, 정작 술은 판단 능력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합니다. 그간의 선행연구에 따르면 술에 취하게 되면 공격성이 증가되고, 실제로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술에 취했다고 착각을 해도 과격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영국 켄트대학교 심리학과 에두아르도 바스케스 연구팀은 술과 관련된 단어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나가는 버스에 ‘치킨은 살 안 쪄요’라는 광고 문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걱정 말고 치킨을 드시라는 광고입니다. 물론 ‘치킨을 먹은 사람이 살이 찐다’는 반전이 있는 광고 카피 문구입니다. 마찬가지로 술은 죄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술을 마시고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사람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또한 클럽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클럽을 잘못 이용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춤은 심리치료에도 활용될 정도로 사람들에게 매우 유익한 것입니다. 댄스테라피는 언어만으로는 자신을 감정이나 정서를 표현하기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즉흥적인 동작의 움직임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게 함으로써 몸과 마음을 통합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심리 치료의 한 분야입니다. 개인의 심리적인 특성에 맞게 동작을 반복해서 하게 되면 억압된 감정이나 상처들이 몸짓을 통해 표출되고, 자신의 내면적인 문제를 발견하여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억울함이 많은 화병이나 불안이 있는 분들은 과도하게 긴장되어 있어서 그런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거나, 화가 날 때 자기도 모르게 책상을 치기도 하고 발을 구르는 것을 볼 때가 있습니다. 가끔은 감정을 머리로 이해하고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몸으로 표현되는 감정이 더 정확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싸이라는 가수가 ‘강남스타일’로 한참 유행할 때 전 세계가 함께 말춤을 추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특히 필리핀의 ‘춤추는 교도소’에서 ‘강남스타일’ ‘노바디’ ‘쏘리쏘리’ 등과 같은 K-POP을 가지고 단체로 춤을 추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재소자들은 단체로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 서로가 긍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심리적 안정감과 자신에 대한 만족도가 증가하고 특히 재범률이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합니다.

클럽에서 춤을 춘다고 문제가 될 것이 있을까 합니다. 성서에 나온 포도주도 알고 보면 술입니다. 그 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미사주가 되기도 하고, 중독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술을 먹고 하는 행동에는 일시적인 쾌감이나 평상시 느낀 스트레스나 긴장감을 일정 부분 해소시켜 주는 기능이 있기도 합니다. 특히 충동적인 행동에 대해서 후회를 하거나, 죄책감이 없는 경우 문제행동이 재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클럽을 가는 게 문제라기보다, 클럽에 가서 충동적인 행동을 반복하는 게 문제처럼 보입니다. 스스로 충동성을 조절하려고 노력하는 게 필요하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클럽에 안 가기’ 보다는 ‘클럽에 가서 무엇인가를 하기’에 초점을 두고 문제를 해결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원래 ‘TV 보지 마라, 게임하지 마라’ 하면 더 하고 싶은 법 아니겠습니까. 부디 클럽에서 어느 날 하루에 있었던 일 때문에 평생을 후회할 만한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