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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남동본당, 교구 유일 ‘사회복지사목시범본당’ 운영

조지혜 기자
입력일 2017-08-01 수정일 2017-08-01 발행일 2017-08-06 제 3056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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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 찾아 사랑 전하는 ‘희망지기’
반찬 배달·무료 혼인 등
다양한 복지 사업 펼쳐
사회복지 전담 수녀 상근
지역사회 연계 활동 눈길

한남동본당에서 매달 한 번 실시하는 지역노인정 점심 나눔에서 노인들이 준비된 밥과 반찬을 뜨고 있다. 한남동본당 제공

“저희 성당에서 무료 혼인을 했던 한 분은 ‘신부님, 태어나주셔서 고맙습니다. 신부님 아니었으면 저희는 결혼식도 못하고 살 뻔했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서울대교구 내 유일한 ‘사회복지사목시범본당’인 한남동본당 주임 이형전 신부는 약간 멋쩍은 듯 말했다.

이 신부는 2014년 한남동본당에 부임하며 2011년 시작된 사회복지사목시범본당 운영을 이어갔다. 한남동본당 사회복지사목은 2011년 사회사목시범본당으로 시작해 2년 전인 2015년 사회복지사목시범본당으로 이름을 바꿔 이어지고 있다. 이 신부는 기존의 사회복지사목에 더해 무료 혼인을 시작하며 사회복지사목을 한층 강화했다.

한남동본당에서 실시하는 무료 혼인은 부부 중 어느 한쪽이 가톨릭 신자면 누구라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약 10쌍의 부부가 한남동성당에서 무료 혼인 미사를 올렸다.

현재 한남동본당에는 사회복지 전담 수녀가 상근하고 있다. 별도의 본당 소임은 맡지 않는다. 김지민 수녀(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대구 수녀원)는 한남동주민센터 사회보장협의체 회원으로서 지역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 본당과 연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남동본당 사회사목의 성과는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무료 혼인도 지역사회 연결망을 통해 성사되기도 한다.

지난해 한남동본당에 사회복지전담 수녀로 부임한 김 수녀는 “사회보장협의체는 어려운 이웃이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한다. 하지만 협의체를 통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 계층이 또 발생한다. 이들에 대해 신부님께 보고하면 종교에 상관없이 돕는다”고 자신과 본당의 역할을 설명했다.

이 신부는 “소외된 이들의 보일러, 냉장고 구입을 돕고 의료비 지원을 하기도 한다. 때로는 주거환경 개선을 돕는다”며 삶의 질을 높여주는 사회복지 활동의 의미를 짚었다.

한남동본당에서 이뤄지는 사회복지 사업 가운데 밑반찬 배달 봉사가 대표적이다. ‘희망지기’라 불리는 봉사자들은 반찬 배달뿐 아니라 대상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지역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정보를 수집한다. 희망지기들이 도움이 필요한 이웃의 정보를 활동 일지에 기록하면, 김 수녀가 정보를 모아 담당 복지사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복지사들은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는다. 또 환자의 경우 병원에서 의료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해준다. 본당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김 수녀의 역할이 빛나는 순간이다.

이 신부는 “수녀님이 길만 터 주면 저는 어디든지 가겠다”며 지역사회와 본당을 연결하는 김 수녀의 역할에 힘을 실었다.

현재 한남동본당은 젊은이를 위한 사회사목을 준비하고 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성당 인근 이태원 상점 등에서 일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대상이다. 김 수녀는 “이들을 위한 미사, 영적 돌봄을 계획하고 있다”며 “한남동 지역 특성이 반영된 사회복지사목”이라고 말했다.

이 신부는 “사회복지사목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간절하게 요청하시는 가장 중요한 사목”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역 전체와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라며 사회복지사목의 의미를 설명했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