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펀펀 사회교리] (31) 최저임금과 교회 가르침 ②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
입력일 2017-08-01 수정일 2017-08-03 발행일 2017-08-06 제 3056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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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유보금 넘쳐나도, 노동자 임금에는 ‘무관심’

“노동이 단순하고 일거리가 농업에 치우치던 2000년 전 이스라엘 시대를 지금과 비교하는 건 잘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베드로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며 백 신부가 답한다.


“지금처럼 일이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세상에서 임금에 대해 국가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 불합리할 수도 있습니다. 사회주의 국가도 아닌 민주주의 정치체제와 자본주의 시장체제를 기본으로 하는 국가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베드로가 맞장구를 치며 한 술 더 뜬다.


“신부님. 노동자들 입장에서만 이야기를 하시는데, 기업 입장, 특히 영세 자영업자라면 ‘알바생’ 한두 명 쓰는 것도 무서울 지경입니다.”


“그렇죠, 요즘은 무엇보다도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대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는 분리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기업들을 보면 사내 유보금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기업정보 사이트 ‘재벌닷컴’이 30대 그룹 소속 178개 상장사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상장사의 유보금은 3월 말 현재 691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답니다. 이는 2017년 정부 예산규모(400조7000억)보다 약 72.5%나 더 많은 액수거든요. 얼마 전 새 정부가 일자리 추경이라고 어렵게 얻어낸 추경 규모가 11조300억 원이었습니다. 30대 기업 사내유보금의 1.2~1.3% 정도에 불과한 돈입니다. 이처럼 대기업들은 돈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잘 풀지 않고,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임금 상승에 대해서만 핏대를 세우고 있습니다. 좀 잘못된 것 같지 않습니까?”



가만히 듣고 있던 베드로가 의외의 반격을 가한다.


“신부님은 여전히 한쪽만 보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대기업 대변인은 아니지만 정확한 사실을 아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신부님 말씀이 틀린 건 아니지만, 전문가에 의하면, 유보금이 ‘곳간에 쌓아놓은 현금이 아니다’고 합니다. 놀부의 곳간처럼 언제든지 꺼낼 쓸 수 있는 현금이 아니라는 말이죠.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장을 들어보면 유보금 가운데 활용 가능한 자금 비중은 10~15%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대기업들이 놀부 심보로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고 현금을 꼭 쥐고 이자 놀이라도 하는 것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험험.”


백 신부를 너무 몰아붙였다고 생각했는지 베드로가 헛기침을 하며 말을 마치자 백 신부의 반격이 시작된다.



■ 펀펀 사회교리 퀴즈

펀펀 사회교리는 지난 한 달 동안 공부한 내용과 관련, 퀴즈를 드립니다. 힌트는 7월 게재된 내용에 숨어 있습니다. 빈칸에 들어갈 알맞은 말을 찾아보세요.


1. 전 세계적으로 징병제가 있으나 대체복무를 인정하는 나라가 OO개국이나 됩니다.(힌트 7월 9일자)


2. 그들이 같이 받은 ‘한 OOOO’은 그 당시 정해진 노동자의 하루 품삯입니다.(힌트 7월 30일자)


정답을 8월 15일까지 우편엽서나 이메일로 보내주십시오. 정답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주소와 연락처를 꼭 남겨주세요.

※보내실 곳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32(군자동)

이메일: funfun@catimes.kr


■ 지난 퀴즈 정답

① 히브리족  ② 대체복무제

[당첨자]

김상옥(라파엘), 손재헌(제노비아), 주안순(마르타)



‘펀펀(FunFun)교리’ 30편 중국어 번역판이 가톨릭e신문 프리미엄 서비스로 찾아갑니다. QR코드로 지금 만나보세요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