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펀펀 사회교리] (30) 최저임금과 교회 가르침 ①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
입력일 2017-07-25 수정일 2017-08-04 발행일 2017-07-30 제 3055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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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도 하루 노동에 대한 가치와 품삯 언급돼

“먹고 살기 빠듯하네!”


“베드로씨 월급 적다고 일마저 적게 하면 안 됩니다. 원래 인생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 아닙니까?! 월급봉투가 얇아도 마음이 넉넉하면 그게 부자지요.”


악덕사용자 백 신부의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


“그건 그렇고 요즘 최저임금이 얼마더라… 시급이 6470원이죠. 그런데 사용자는 너무 많다고 하고 노동자는 너무 적다고 하고… 각자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니 어느 한쪽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OECD 가입국 중 중간 이하라고 합니다. 어때요 베드로씨는 얼마가 적당한 것 같습니까?”


“그거야, 많을수록 좋죠!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됩니까, 어디. 그런데 옛날에도 최저임금 같은 게 있었던가요?”


“물론 최저임금이라는 명확한 표현을 쓰지는 않더라도 어느 시대든지, 사람이 살아가는데 드는 최소한의 비용에 대한 고민과 논의는 있어 왔습니다. 국민을 보살펴야 하는 국가의 기본 정책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성경에도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라는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밭 임자가 일꾼들과 하루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고 그들을 자기 포도밭으로 보냈다. 그가 또 아홉 시쯤, 열두 시와 오후 세시, 다섯 시에 나가보니 다른 이들이 하는 일 없이 장터에 서 있었다. ‘당신들은 왜 온종일 하는 일 없이 여기 서 있소?’ 하고 물으니, 그들이 ‘아무도 우리를 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는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하고 말하였다. 저녁때가 되자 포도밭 주인은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이들부터 임금을 한 데나리온씩 주었다. 그래서 맨 먼저 온 이들은 자기들은 더 받으려니 생각하였는데,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만 받았다. 그들은 밭 임자에게 투덜거렸다. 그러자 밭 임자는 “친구여, 내가 당신에게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오.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라고 하였다.」(마태 20장 요약)


예수님께서는 요즘말로 ‘완전고용’을 꿈꾸셨나 봅니다. 사실 하루 종일 일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화가 날만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기초생존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같이 받은 ‘한 데나리온’은 그 당시 정해진 노동자의 하루 품삯입니다.


비록 일한 시간은 짧더라도 누구든지 일하고자 하면, 가족들을 먹여 살릴 하루치 품삯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데나리온’은 학자들마다 의견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대략 7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로 봅니다. 그 당시 하루 노동시간이 10시간 정도였으니 시급이 최소 7000원에서 1만 원 사이로 나타납니다.


서민들의 인권과 생존권이 그리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던 2000년 전 이스라엘 노동자 시급이 지금 우리나라 보다 더 높으니 서글프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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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