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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충호포병부대 성요한성당서 매주 간식 봉사하는 ‘루카회’ 회원들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7-07-25 수정일 2017-07-25 발행일 2017-07-30 제 3055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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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간식’, 성당 오는 병사들에겐 최고의 선물
한 주도 빠짐없는 헌신적 봉사에 40명 안팎이던 미사 참례 인원
어느새 200명 넘어 성당 꽉 채워 군본당 돕는 자발적 활동 ‘눈길’

군종교구 성요한성당 ‘루카회’ 회원들이 7월 15일 주일미사를 앞두고 병사들에게 간식으로 나눠 줄 닭강정을 만들고 있다.

시원한 장맛비가 내리며 며칠 동안 이어진 폭염이 잠시 물러간 7월 15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 육군 충호포병부대 성요한성당(공소)에 들어서자 후끈 달아오른 열기로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날 오후 4시 군종교구 육군사관학교 화랑대본당 주임 최병규 신부가 주례하는 주일미사를 드리려는 병사 200여 명이 성요한성당을 가득 메웠다. 성당이 너무 좁아 보일 만큼 병사들로 자리가 차고 넘쳤다. 군대는 선교의 황금어장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닿았다.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성당 입구 옆 탕비실에서는 더위에 지친 병사들의 원기를 북돋아줄 닭강정을 만드는 분주한 손길들이 오가고 있었다. ‘루카회’(회장 이대성) 회원들이었다.

성요한성당이 지금과 같이 모범적으로 활성화되는 데는 ‘루카회’의 헌신적 기여가 있었다. ‘루카회’는 4년 전인 2013년 3월 당시 성요한성당 사목을 맡고 있던 오정형 신부(국방부 군종정책과)와 의정부교구 덕소본당 신자들이 병사들에게 조그만 도움이라도 주자는 데 의기투합하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는 성요한성당 주일미사 참례 인원이 40명 안팎에 불과했다.

주일미사 후 ‘루카회’가 만든 닭강정 간식을 먹고 있는 육군 충호포병부대 병사들.

‘루카회’ 간식봉사가 병사들에게 알려지자 미사 참례 인원이 점점 늘어 평상시에는 200명 안팎, 훈련이 있을 때도 120~130명이 성요한성당을 찾게 됐다.

‘루카회’는 창립 이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성요한성당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하는 병사들에게 날씨와 절기에 어울리는 간식을 준비했다. 회원들은 순대, 떡볶이, 피자 등 군부대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음식을 ‘엄마표 간식’으로 손수 조리해 내놓는다.

이날 미사가 끝나자 ‘루카회’ 회원들이 닭강정을 큰 쟁반에 올려 병사들에게 부지런히 나눠줬다. 닭강정을 먹는 병사들의 표정은 ‘이 맛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평일에는 서무행정병으로, 주일미사에서는 군종병으로 일하는 박상민(그레고리오) 일병도 “매주 간식을 준비해 주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남은 군생활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곤 한다”고 밝혔다.

성요한성당 사목회 총무 송세찬(브루노) 소령은 병사들과 미사를 함께 드린 뒤 “여러 부대에서 근무했지만 민간본당 신자들이 부대 성당을 ‘루카회’처럼 적극적으로 돕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최병규 신부도 “‘루카회’ 활동은 자발적, 자생적, 주도적으로 민간본당이 군본당과 가장 이상적인 결합을 보여주는 형태”라며 “병사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 ‘루카회’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