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기도를

[위령기도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7-07-25 수정일 2017-07-25 발행일 2017-07-30 제 3055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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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요안나) 할머니가 7월 23일 오전 8시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노환으로 선종했다. 향년 91세.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부모를 여의고 친척 집에서 생활하다가 17살 나이에 중국 지린성(吉林省) 훈춘(琿春) 위안소로 끌려갔다. 일본군으로부터 성폭행뿐 아니라 갖은 구타를 당한 김 할머니는 그 후유증으로 왼쪽 귀가 들리지 않게 되기도 했다. 가족들을 먼저 떠나보낸 김 할머니는 1998년부터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서 생활해왔다.

김 할머니는 지금까지 받은 지원금을 사용하지 않고 모아 이웃들을 위해 기부해온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 할머니는 아름다운재단 제1호 기금 출연자로서 재단에 1억 원을, 수원교구 성심장학회에 1억 원을 전달한 바 있다. 또 수원교구 퇴촌본당을 통해서도 장학금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수원교구는 교구장 이용훈 주교의 축복장과 선물을 전달하고, 김 할머니를 교구 은인으로 예우해왔다.

김 할머니는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서울대교구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참례해 교황을 만나기도 했으며, 평소에는 퇴촌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해왔다.

김 할머니는 슬하에 자녀를 두지 않아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 조계종 나눔의 집이 상주를 맡았고, 천주교 신자지만 장례는 불교식으로 진행됐다. 다만 할머니의 뜻에 따라 7월 25일 오전 10시30분 퇴촌성당에서 장례미사가 봉헌됐다.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이날 장례미사를 직접 주례했으며, 김 할머니의 시신은 미사 후 화장, 나눔의 집에 봉안됐다.

김 할머니의 선종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생존자는 37명이 됐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