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선교지에서 온 편지 - 칠레] 문희종 주교님의 방문

문석훈 신부
입력일 2017-07-18 수정일 2017-07-18 발행일 2017-07-23 제 305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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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그동안 잘지내셨나요? 이곳 칠레는 갑작스럽게 내린 눈으로 온통 꽁꽁 얼어버렸습니다. 보통 산에만 눈이 내리고 도시에는 비가 오곤 하는데, 2008년 이후에 오랜만에 도시에 눈이 내린 거라고 하네요.

칠레에 와서 처음 보는 눈에 반가운 마음도 있지만, 길에서 자는 많은 가난한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하는 마음에 미안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문희종 주교님께서 칠레를 방문하셨습니다. 남미선교사모임인 ‘아미칼’에 참석하신 후에 산티아고대교구와 피데이 도눔을 맺기 위해 오셨습니다.

주교님이 오시기 전날까지만 해도 엄청 춥고 비도 오고 날씨가 참 안 좋아 걱정을 했는데, 역시 주님은 주교님 편인 듯, 주교님께서 도착하시던 날 아침부터는 날이 참 따뜻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가시자마자 날씨가 이렇게 추워져 버렸네요.

문 주교님의 방문은 본당에 큰 경사였습니다. 신자들은 처음 뵙는 한국 주교님의 방문에 크게 기뻐했습니다.

주교님 도착 전부터 회의를 밤 11시까지 하고, 청소하고, 주교님께 보여드릴 춤 연습에, 새벽 댓바람부터 성가 연습을 하질 않나 정말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아주 대단한 준비는 아니지만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7월 9일 칠레 산티아고대교구 마리아미시오네라본당에서 미사를 봉헌한 문희종 주교가 현지 신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특별히 주교님께서 본당 내 작고 가난한 공소들을 직접 방문하신 것에 공소신자들은 너무도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곳 주교님들이 본당에 방문하시면 공소미사를 없애고 본당에서 다함께 모여 미사를 하기 때문에, 주교님의 공소방문은 흔하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기뻐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난리는 산티아고대교구장 추기경님을 만나던 날이었습니다. 본래 이곳 비서신부가 알려주기로는 추기경님과 두 보좌주교님께서 문 주교님과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식사를 하실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문 주교님께 “주교님 1대3이라 ‘쪽수’로 밀리겠어요”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 막상 가보니 보좌주교님들이 총동원돼 1:6이 되어버렸더군요.

‘쪽수’로도 감당이 안되는 대화량인데, 설상가상 모두 주교님들이라 몸이 꽁꽁 굳어버리는 듯했습니다. 그날 점심으로 나온 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한 덩어리 더 먹고 싶었는데, 더 달라는 말을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는 그런 분위기였죠.

정신없는 가운데 어느덧 서명이 오고갔고, 드디어 새로운 선교의 삶이 정식으로 시작됐습니다.

이제 우리 교구는 이곳 산티아고에서 정식으로 교구의 이름과 자부심을 갖고 이곳 사람들과 하느님의 사랑을 나눌 것입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후원금은 수원교구 해외선교지를 위해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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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훈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