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주교님께서 본당 내 작고 가난한 공소들을 직접 방문하신 것에 공소신자들은 너무도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곳 주교님들이 본당에 방문하시면 공소미사를 없애고 본당에서 다함께 모여 미사를 하기 때문에, 주교님의 공소방문은 흔하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기뻐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난리는 산티아고대교구장 추기경님을 만나던 날이었습니다. 본래 이곳 비서신부가 알려주기로는 추기경님과 두 보좌주교님께서 문 주교님과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식사를 하실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문 주교님께 “주교님 1대3이라 ‘쪽수’로 밀리겠어요”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 막상 가보니 보좌주교님들이 총동원돼 1:6이 되어버렸더군요. ‘쪽수’로도 감당이 안되는 대화량인데, 설상가상 모두 주교님들이라 몸이 꽁꽁 굳어버리는 듯했습니다. 그날 점심으로 나온 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한 덩어리 더 먹고 싶었는데, 더 달라는 말을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는 그런 분위기였죠. 정신없는 가운데 어느덧 서명이 오고갔고, 드디어 새로운 선교의 삶이 정식으로 시작됐습니다. 이제 우리 교구는 이곳 산티아고에서 정식으로 교구의 이름과 자부심을 갖고 이곳 사람들과 하느님의 사랑을 나눌 것입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문석훈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