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7년째 신장암 앓는 아내 병수발 손보원씨

박원희 기자
입력일 2017-07-18 수정일 2017-07-18 발행일 2017-07-23 제 3054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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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체칠리아가 다시 걸을 수만 있다면…”
수술 받았지만 골수·폐 등에 전이
뇌병변 장애 등 후유증까지 겹쳐

직장 그만두고 병간호… 수입 없어
집 담보 대출로 병원비 마련해오다
이자도 못 갚아 집마저 잃을 처지

남편 손보원씨가 아내 박진서씨가 덮고 있던 담요를 매만져 바로잡아 주고 있다.

스포츠댄스 강사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박진서(체칠리아·62·대구대교구 정평본당)씨. 50대 중반이던 2011년, 갑자기 찾아온 원인 모를 어깨 통증에 시달렸다. 단순히 오십견이나 피로감에서 오는 증상인 줄만 알았다. 매일 저녁이면 찜질을 하고 약국에서 약을 사다 먹는 정도였다.

하지만 통증은 계속됐다.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를 지켜보던 둘째 아들 손동철(요한·36)씨가 병원에서 진찰이라도 받아보자며 그의 손을 이끌었다. 그리고 찾은 병원에선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 불길한 예감에 찾은 지역 대학병원에서 신장암 말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내려졌다. 담당 의사는 신장 한쪽을 제거하면 1년 6개월을, 수술을 받지 않으면 6개월밖에 살 수 없다고 했다. 수술대에 오른 박씨는 오른쪽 신장을 잘라내야만 했다.

수술 후 호전세를 보이던 박씨의 상태는 얼마 가지 않아 안 좋아졌다. 골수와 폐, 위장까지 암세포가 전이됐고, 최근 머리에서 큰 종양까지 발견됐다. 후유증으로 뇌병변 장애와 시력, 부분 지체 장애까지 얻었다. 배우자 도움 없이는 혼자서는 식사도, 화장실 사용도 불가능하기에 남편 손보원(임마누엘·63)씨는 아내 곁에서 한시도 떨어져 있었던 적이 없다.

이름만 대면 알법한 대기업의 기술자로, 하청업체 기술고문, 대표로 일해온 손씨는 10년 전 직장을 그만뒀다. 아내가 아프다는 것을 알기 직전, 폐암으로 투병하고 있던 아버지의 병간호도 손씨의 몫이었다.

“우리 체칠리아 얼굴 좋아 보이죠? (작은 목소리로) 겉모습은 괜찮아 보이는데… 속이 많이 아파요”

손씨는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기도해준 덕분에 지금은 아내가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계속 누워만 있던 박씨가 최근에는 보조기에 의지해서 한두 걸음을 뗄 정도가 됐다.

신장 제거 수술 때만 해도 1년 6개월을 넘기지 못할 거라던 박씨는 현재도 병마와 싸우고 있다. 손씨는 아내를 위해 신장 이식 정밀조직검사를 받았지만, 부적합 통보를 받았다. 간절한 마음에 매일 아침 성모상 앞에서 두 손을 모을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하도 울어서, 이젠 눈물도 나지 않습니다. ‘절망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다’라는 말을 가슴에 되새기며 지금까지 버텨냈습니다. 우리 체칠리아가 혼자 걸을 수만 있다면 더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남편 손씨의 작은 바람이다.

아버지 병간호에 이어, 아내의 손발이 된 지 10년. 직장을 그만둔 이후로 별다른 수입이 없었기에 손씨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병원비와 치료비를 충당했다. 현재는 이자도 갚지 못해 언제 거리로 내몰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슬하에 두 아들이 있지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난해 공무원 공채에 합격한 첫째 아들 손동식(요한·38)씨가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돈을 벌고 있지만, 신입 공무원 월급이 너무나 빠듯하다.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 병간호를 맡기도 했던 둘째 아들은 오늘도 직장을 구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다.

“인생 칠십부터라는데, 어떤 일이든 못하겠습니까? 체칠리아를 위해 기도해주고 도움 준 많은 은인들에게 봉사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7월 19일(수)~8월 8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