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한국 찾은 그린피스 국제본부 제니퍼 리 모건 사무총장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n사진제공
입력일 2017-07-18 수정일 2017-07-19 발행일 2017-07-23 제 3054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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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 위해 한국도 탈원전·탈석탄 시급”
재생에너지 전환 세계적 추세 
한국, 특히 종교계 역할 필요
도입하는 데 쉽지 않겠지만 독일 등 해외사례 도움될 것

제니퍼 리 모건 그린피스 국제본부 사무총장은 재생에너지가 전환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전환이 이뤄질 것이냐의 문제라고 말한다.

“탈원전 논의는 기술관료들이나 소수 전문가들만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논의, 가치에 관한 논의입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국제본부 제니퍼 리 모건(Jennifer Lee Morgan·51) 사무총장은 한국 사회에서 일고 있는 탈원전 흐름에 사회적 가치를 부여했다.

그린피스 최초의 여성 공동총장으로 7월 10~14일 처음 한국을 방문한 모건 사무총장은 탈원전 논의에 종교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부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그린피스 국제본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탈원전의 길을 걷고 있는 독일에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각 주 대표는 물론 윤리 전문가, 종교 전문가 등 다양한 계층이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탈원전 시기를 앞당기는 결정을 내렸다”고 소개했다.

7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관한 모건 사무총장은 “세계정상들이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경제적으로 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전환 움직임의 물결이 이는 가운데 한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신고리 5, 6호기 건설 여부를 3개월 동안 공론조사로 결론을 내리기로 했는데, 이는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닙니다. 독일의 경우 점진적 탈원전을 결정하고 추진했는데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서 속도를 늦추려 한 적이 있어요. 논의가 이뤄지던 중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로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폭넓은 논의 끝에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건 사무총장은 한국의 ‘촛불항쟁’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가 에너지 전환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잘 이끌어 갈 것이라고 깊은 신뢰를 표했다.

“한국은 뭉치면 어떠한 변화를 일궈낼 수 있는지 경험했습니다. 세계는 기후정의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등 새로운 모델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원자력이나 석탄,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는 단순히 자신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한국교회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재생에너지는 전환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전환이 이뤄질 것이냐의 문제”라며 가능한 빨리 재생에너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건 사무총장은 한국에서 풍력발전단지 건설 사업을 둘러싼 환경훼손 논란과 지역 주민의 반발 등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우선 관련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재생에너지 생산에 따른 혜택을 시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한 독일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중 하나인 태양광 발전소.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n사진제공 그린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