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그리스도인은 돼 가는 것 / 권세희 기자

권세희 기자
입력일 2017-07-18 수정일 2017-07-18 발행일 2017-07-23 제 3054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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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신자 시절, 세례를 받으면 바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세례를 받고 보니 무엇인가 특별하게 바뀌었다고 생각할 만한 게 없었다. 나는 그대로 나였다. 세례를 받은 내가 됐을 뿐이다.

얼마 전 「신앙도 레슨이 필요해」의 저자 김인호 신부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리스도인’에 대한 생각에 새로운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됐다. 김 신부는 “세례를 받는 순간 바로 그리스도인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이 되어가고 있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모두가 신앙인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그 과정에서 교회도 구체적인 방법으로 그들을 도와야 합니다”라면서 신자도 물론이거니와 사제 역시 사제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문제를 치유하는 것이 역할입니다. 그리스도의 눈으로 바라보도록 도와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주변을 둘러보면 독실한 신자들도 많지만 냉담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들은 “성당에 다니기에 믿음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한다. 이렇듯 교회를 떠나거나 교회로 돌아오지 않는 이들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지 고민해봐야 할 때다. 교회는 신앙적 믿음에 의문을 가지는 이들에게 믿음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성당을 떠난 이들에게도 ‘하느님을 중심으로 나만이 아닌 타인을 중심으로 살아갈 것’을 도와야 한다. 또 그들에게 ‘그리스도인은 돼가는 것’이라고, 무엇인가가 되려면 난관에 부딪힐 수밖에 없지만, 그 과정 또한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전하면서 그들과 함께 신앙을 꾸려나가야 할 것이다.

권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