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인천 청소년자립지원관 ‘별바라기’

최유주 기자
입력일 2017-07-11 수정일 2017-07-12 발행일 2017-07-16 제 3053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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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진출 준비하는 위기청소년들… 도움 절실합니다
가정 폭력·빈곤 등 어려움 겪는 만 18~24세 젊은이 자립 지원
월세지원사업 7월 중 후원 종료
주거 문제 해결 위해 노력 중

청소년자립지원관에서 진행한 교육에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있다. 인천 청소년자립지원관 제공

만 18~24세의 위기청소년을 돕는다?

‘후기 청소년’이라고 불리는 만 18~24세 청소년들. 사회적으로는 ‘성인’으로 분류된다. 독립도 가능할 것 같은 이들에게 지원이 필요할까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가정해체, 가정폭력, 경제적 빈곤, 장애 등으로 인해 온전한 ‘가정’에서 성장하지 못한다면 무력감과 낮은 자존감, 대인관계 빈약, 정서적 결핍 등으로 사회 진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재단법인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이사장 정신철 주교)은 이처럼 사회 진출을 앞둔 위기청소년의 자립을 돕고자 청소년자립지원관 ‘별바라기’(소장 유영욱 신부, 이하 자립지원관)를 운영하고 있다. 이 시설은 인천광역시에서 위탁받아, 2010년 문을 열었다.

자립지원관에는 위기청소년들이 전국 각지에서 찾아와 입소하고 있다.

2015년 12월에 입소한 백현수(가명)씨는 4세 때 부모가 이혼한 이후, 누나와 함께 보육원에 맡겨져 생활하면서 잦은 학대와 체벌을 받았다. 보육원에서부터 만성적인 분노장애와 기분조절장애를 갖게 됐고, 고2 때 보육원을 퇴소하게 됐다. 백씨는 돈을 모아 자립하려 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모아 둔 돈을 전부 사용했고, 휴대전화 명의도용 사기를 당하면서 빚까지 지게 됐다. 단기쉼터에서도 문제를 일으켜 자립지원관으로 이동하게 됐다.

김영우(가명)씨는 태어나자마자 인천 지역 한 보육원에 맡겨져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에서 제빵학과를 수료해 제과점에서 일을 했으나 열악한 근로조건에 못이겨 그만뒀다. 보육원 퇴소 이후 자립지원관으로 연계돼 입소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자립지원관은 심리·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을 집중 관리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자립지원관은 앞선 백씨의 경우처럼 지속적인 상담과 사례회의를 통해 체계적으로 청소년들을 관리했다. 반항적 태도로 일관하던 백씨는 점차 시설교사들이 자신을 이해해준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현재 백씨는 신용회복위원회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으며, 소액이지만 빚도 꾸준히 갚고 직장생활도 유지하고 있다. 김씨는 ‘취업성공패키지’를 통해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일을 하면서 학력의 필요성을 느껴, 현재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며 미래를 준비 중이다.

자립지원관은 ‘후기 청소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의식주와 의료·법적·행적적 지원 등 기초생활에 필요한 지원은 물론 직장생활을 위한 경제적 자립 지원, 상담과 체험활동을 통한 심리·사회적 자립 지원, 금연교육·성교육·안전교육 등의 독립생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자립지원관은 2014년부터 위기청소년의 주거 문제와 자립능력 향상을 위해 월세지원사업을 진행해왔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공동으로 이 사업을 통해 위기청소년들에게 1인당 최대 월 40만 원까지 월세를 지원, 안정적인 주거지원과 더불어 사회·경제·심리적 자립생활 기반을 구축하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지난 3년 동안 39명의 위기청소년들이 이 지원을 받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월세지원사업은 그동안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으로 운영해왔다. 하지만 이 사업이 7월이면 후원이 종료돼 사업을 마감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악조건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던 지원 대상자들의 앞길이 막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자립지원관은 위기에 처한 ‘후기 청소년’들의 자립을 위해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후원 문의 032-875-1319 청소년자립지원관, 후원계좌 신한은행 100-024-226501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