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농민주일이니 히브리어로 곡식과 포도주를 알아보자.
■ 포도주를 처음 빚은 노아
야인(포도주)은 그리스도교의 중요한 상징이다. 그런데 구약성경에서 야인을 처음 생산한 농부는 누구일까? “농부인 노아는 포도밭을 가꾸는 첫 사람이 되었다”(창세 9,20)는 기록이 그 답이 될 것이다. 사실 ‘노아’라는 이름 자체가 ‘취하다’는 의미와 관련이 깊다. “그가 야인(포도주)을 마시고 취하여 벌거벗은 채”(창세 9,21) 누워있었던 일화를 보아서도 노아와 야인은 강한 연관성이 있다. 노아는 고대에 제주(祭酒)를 생산하고 바치는 사람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 식초와 포도주
고대의 양조기술과 보존기술은 현대와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이어서, 포도주가 변질되는 일이 잦았다. 쉬어버린 포도주는 버리지 않고 식초를 만들었다. “남자든 여자든 자신을 주님에게 봉헌하기로 하고, 특별한 서원 곧 나지르인 서원을 할 경우, 그는 야인(포도주)과 독주를 삼가야 하고, 야인으로(포도주로) 만든 식초와 독주로 만든 식초를 마셔서는 안 된다”(민수 6,2-3)는 규정이 있다. 술로 식초를 만들었으니, 식초를 마셔도 취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금주(禁酒)규정에 식초까지 포함된 것이다. 룻기의 마지막 대목에서 구원자 역할을 한 보아즈는 룻에게 “이리 와서 음식을 들고 빵 조각을 식초에 찍어 먹어라” 하고 권하였고, “룻은 배불리 먹고 남겼다”(룻기 2,14)고 하는데, 룻이나 보아즈나 술기운에 살짝 취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고통을 받으셨을 때 “어떤 사람이 달려가서 해면을 신 포도주에 적신 다음, 갈대에 꽂아 예수님께 마시라고”(마르 15,36) 갖다 대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때 ‘신 포도주’를 일부에서는 ‘식초’로 옮기는 경우가 있다. 당시 식초는 신 포도주였던 것이다.
■ 치료하는 포도주
포도주는 상처에 바르기도 했다.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된 사람에게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처음 한 일은 “그에게 다가가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루카 10,33) 일이었다. 아마 포도주에 포함된 알코올이 살균효과를 발휘했을 것이다. 포도주는 우리의 영혼은 물론이요 육신도 치유하는 음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