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문제로만 보는 시각이 문제다 / 성슬기 기자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7-07-11 수정일 2017-07-12 발행일 2017-07-16 제 3053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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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안 지킨 딸의 스마트폰 부술 때를 벼르고 있습니다.”

지난 7월 9일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 ‘미디어 변화에 따른 부모 자녀 소통 방법’을 주제로 진행한 강의에서, 초등학생 딸을 둔 한 아빠의 사연이 소개됐다. 2015년 한 일간지 ‘스마트 상담실’에 올라온 질문으로, “딸이 이야기를 할 때나 밥을 먹을 때 스마트폰을 붙잡고 살아 경고를 줬지만 무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강의실에서도 비슷한 탄식이 새 나왔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안 주면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낸다”, “밥도 잘 안 먹는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들은 서로의 이야기에 심각한 표정으로 공감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날 강의에 따르면, 부모들이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부모와 자녀 간 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어쩌면 소통을 가로막는 것은 스마트폰이 아닐지도 모른다. 청소년이 부모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사랑해”, “괜찮아”, “수고했어” 등 따듯한 위로의 말이다. 전국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 최근 자녀에게 자주 했던 말 1위가 “공부해”라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참가자들은 이날 강의 중에 ‘자존감을 키워주는 대화’를 실습하고 가정에서 실천하기로 했다.

앞으로도 교회가 부모 자녀 소통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관련 교육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내보자면 가정 안에서 자녀 신앙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한’ 콘텐츠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

앞선 ‘스마트 상담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이렇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부순 뒤부터 생겨납니다.”

성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