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펀펀 사회교리] (26) 나 군대 안 갈래! ⑥·끝

백남해 신부 (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
입력일 2017-06-27 수정일 2017-06-28 발행일 2017-07-02 제 3051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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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의무가 우선? 양심 존중하는 대안 만들어야

“일제 강점기에도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6·25전쟁이 한창이던 중에도 ‘제칠일 안식일예수재림교회’ 젊은이들이 집총을 거부하자 후방부대에 편입시킨 역사도 있습니다. 건국 이후 근 70여 년간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된 사람은 2017년 4월 현재 1만9000명에 이르고 지금도 400명에 가까운 사람이 감옥에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들을 가혹하게 처벌한 것은 아닙니다. 1961년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선 후 양심적 병역거부가 죄질이 나쁜 범죄로 인식되기 시작합니다. 유신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들을 혹독하게 대합니다. 여호와의 증인 신자 ‘이완찬’씨는 1975년 예배 도중 훈련소로 끌려갔다가 헌병대로 보내져 석 달가량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합니다. 같은 종교를 택한 두 아들도 결국 징역살이를 하게 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2000년대 들어서야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사람들 인식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과연 국방의 의무가 인간의 평화와 생명을 존중하는 기본 양심보다 앞서는지 의문입니다.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 위헌 심판이 청구됐고, 합헌으로 결정 났습니다. 얼마 후면 세 번째 위헌 심판이 열리게 됩니다. 이런 중에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무죄 판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년 한 재판에서 재판부는 ‘양심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보다 무조건 우선돼야 할 가치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국방의 의무는 군대에 입대하는 사람들만 이행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합니다. 담당 판사 중 한 명인 ‘류○○ 판사’는 ‘군인들이 복무 기간 매우 적극적인 방법으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 장애인, 노인, 청소년, 군 면제자, 군 전역자 등 모든 국민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판시합니다.


이어 ‘대한민국 대다수 젊은 남성이 2년간 학업과 생업을 중단하고 통제된 환경에서 고된 훈련을 받으며 군 생활을 하는 사정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에게 국가가 혜택을 줄지는 입법자들이 정할 문제이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방향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고 합니다. 평화와 생명이신 하느님을 믿고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자세를 지녀야 할까요? 이분법적인 흑백논리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를 좀 더 깊이 있게 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과 의견을 존중하는 제도를 만들 수는 없을까요?”


백 신부의 이야기에 베드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신부님, 제가 건강하고 아쉬운 것 없이 살다 보니 사회 약자나 소수자들에 대한 배려가 적었고, 너무 교만했나 봅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거부감만으로 양심이 있니 없니 한 것이 부끄럽습니다.”



■ 펀펀 사회교리 퀴즈

펀펀 사회교리는 지난 한 달 동안 공부한 내용과 관련, 퀴즈를 드립니다. 힌트는 6월 게재된 내용에 숨어 있습니다. 빈칸에 들어갈 알맞은 말을 찾아보세요.


1. OOOO도 혈연으로 만들어진 민족이 아닌 그 시대 소외된 계층 전체를 지칭합니다.(힌트 6월 4일자)


2. 군 복무 의무 대상자가 현역병 복무 대신 공공기관이나 공공시설 등에서 복무하는 ‘OOOOO’가 있습니다.(힌트 6월 25일자)

정답을 7월 15일까지 우편엽서나 이메일로 보내주십시오. 정답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주소와 연락처를 꼭 남겨주세요.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32(군자동) 

<이메일> funfun@catimes.kr



■ 지난 퀴즈 정답

① 선거권  ② 감정물건


■ 당첨자

이교훈(프란치스코), 홍정화(유스티나), 김대흥(미카엘)



‘펀펀(FunFun)교리’ 25편 중국어 번역판이 가톨릭e신문 프리미엄 서비스로 찾아갑니다. QR코드로 지금 만나보세요.



백남해 신부 (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