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종교 유물 한 곳에… 타종교 이해 도와
영국에는 런던 뿐 아니라 각 지역에 특색 있는 박물관이 많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특별한 곳은 글래스고(Glasgow)의 ‘성 멍고 종교 박물관’(St. Mungo Museum of Religious Life and Art)이다. 이 박물관은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더욱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1993년에 건립됐다. 이곳에는 유다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와 힌두교, 불교와 도교, 중국과 일본의 전통 종교 등과 관련된 유물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박물관의 이름으로 사용된 멍고(St. Mungo, 518년경~603년경) 성인은 어린 시절에 수도회에 들어가 수련을 받고, 540년경 글래스고 지역에 수도원을 만들어 그리스도교를 전파했다. 독특한 성인의 이름은 ‘참된 친구’라는 뜻으로, 그는 후에 글래스고의 수호성인이 되어 많은 사람의 공경을 받았다. 그의 무덤은 박물관 옆에 있는 대성당의 지하에 모셔져 있고 많은 이들이 찾는 순례지가 됐다. 중세의 성처럼 돌로 건축된 3층 박물관은 글래스고 주교좌성당 구역에 있는데, 원래는 주교관 건물이었다. 성당과 시는 함께 그곳을 박물관으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개방했다. 이곳에 들어가면 대성당 전경과 옆의 언덕에 있는 교회 묘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박물관의 정원도 일본 선불교식 정원으로 꾸며, 사람들이 잠시나마 머물면서 명상할 수 있도록 했다. 스코틀랜드 상공업의 중심지인 글래스고에는 다양한 종교를 가진 외국인 노동자와 가족들이 몰려들었다. 그러자 영국 사람들은 그들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종교 박물관을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여러 종교의 유물 전시 뿐 아니라 정기적인 기획 전시와 흥미로운 행사를 통해 사람들을 항상 끌어 모은다. 또 여러 종교에 대한 대화와 토론의 장을 마련해 보다 많은 이들이 다양한 종교와 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처럼 한 건물에서 세계의 중요 종교의 유물을 알차게 전시한 곳은 성 멍고 종교 박물관이 유일하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은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종교에 대한 이해는 매우 부족하다. 이 박물관은 문화를 통해, 종교 간의 대화를 일회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정웅모 신부 (서울대교구 주교좌성당 유물 담당)rn가톨릭대를 졸업하고 1987년 사제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