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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 특별전형·장학사업 마련하는 가톨릭대 총장 원종철 신부

최유주 기자
입력일 2017-06-27 수정일 2017-06-28 발행일 2017-07-02 제 3051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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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적응 돕고 통일 앞당기는 역할도 기대”
 장학금·기숙사비와 매달 생활비 지원
 취업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기금 마련 위해 모금 캠페인 진행
“사회적 약자 돕는 일… 많은 참여 부탁”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이 3만 명(2016년 11월 기준)에 달한다. 이에 따라 가톨릭대학교는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특별전형을 별도로 마련, 이들을 위한 대학 교육의 기회를 넓혔다. 기존 입학전형에도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모집이 있었지만, 특별히 올해부터는 모집 인원을 20명으로 늘리고 등록금과 기숙사비, 생활비, 취업프로그램까지 지원한다. 북한이탈주민이 대학 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에 나가 적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기 위해서다. 이번 지원 사업을 통해 북한이탈주민 학생이 그동안 겪어왔던 경제, 교육, 의료 등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대 총장 원종철 신부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원종철 신부는 “북한이탈주민을 돕고 싶다면 금액과 상관없이 모금활동에 참여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한다.

“가톨릭대가 해야 하는 중요한 일 중에 하나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교육’입니다. 취임 후, 이 시대에 가장 어려움을 가진 학생이 누구인가 살펴보니 북한이탈주민 학생이었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총장 원종철 신부는 북한이탈주민 학생을 위한 장학 제도를 마련한 배경을 이 같이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평양교구 설정 90주년이 되는 해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가톨릭대에도 통일을 대비하며, 이들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돌봄에 나섰다.

원 신부는 “북한이탈주민 중 개신교신자 44.2%, 불교신자 10.7%, 가톨릭신자 10.2%인 수치를 보면서 우리 가톨릭교회가 이들을 돌보는데 관심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자책감을 느꼈다”면서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관심을 갖고자 했다”고 전했다.

“북한이탈주민이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시빈민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습니다. 통일이 되면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갔을 때 지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이들이 남한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잘 정착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특히 원 신부는 “교육지원이 단순히 사회 적응 차원이 아닌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촉매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원 신부는 이번 특별전형을 준비하면서 북한이탈주민 재학생들과 만남의 시간도 가졌다.

원 신부는 “대학에 입학해도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들이 많았다”면서 “왜 그런지 알기 위해 학생들과 직접 면담을 해보니 경제적 이유가 가장 컸고, 대학 공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학생을 뽑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원 신부는 북한 중강진이 고향인 부친을 밝히면서 “저도 북한이탈주민 2세인 셈”이라고 말했다. 또한 “알고 보면 우리 사회 많은 사람이 전쟁 중에 북에서 남으로 온 실향민의 가족”이라며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동족의식’을 갖고 관심과 사랑을 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톨릭대에서는 북한이탈주민 학생들을 돕고자 국가에서 지원하는 50%의 장학금 외에도 나머지 50%의 장학금과 기숙사비를 지원한다. 특히 학업을 보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을 배려해 매달 30만 원의 생활비까지 지원한다. 이 밖에도 ‘CUK 통일리더십지원센터(가칭)’를 신설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가톨릭대는 2018년도부터 매년 20명씩을 선발, 100명 이상의 북한이탈주민 학생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개편할 방침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북한이탈주민 대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한 명의 학생을 교육하는데 연간 1000만 원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밝힌 원 신부는 “이 비용은 재학생들에게서 나오는 교비보다는 우리 가톨릭신자들이나 교계 재단들로부터 후원받는 금액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톨릭대는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장학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원 신부는 “교우분들과 모든 교구에 계신 신부님, 수녀님들이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십시일반으로 지원해준다면, 보다 많은 북한이탈주민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조금이라도 이들을 돕고 싶다면 금액에 상관없이 모금활동에 참여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문의 02-2164-4848 가톨릭대학교 대학발전팀

※후원계좌 697-000467-13-055 우리은행, 가톨릭대학교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