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 첫째, 한마음
야하드과 어근이 같은 에하드는 ‘하나’라는 숫자를 의미한다. 우리 신앙에서 에하드의 의미는 매우 크다. 이스라엘의 주님은 한 분이시니, 일찍이 모세는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에하드이신(한 분이신) 주님이시다”(신명 6,4)고 외쳤다. 에하드에는 ‘첫째’라는 뜻도 있다. 일찍이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셨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에하드 날(첫날)이 지났다”(창세 1,5).
에하드와 야하드를 묵상하는 가운데 다윗의 일화가 인상 깊게 마음에 남는다. 사울이 죽고 다윗이 임금의 자리에 오르자(1역대 11장), 여러 지파가 다윗에게 와서 충성을 맹세했다. 그 전까지 사울파와 다윗파로 나뉘어 싸우고 있었지만, 다윗은 모두를 아우르려고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이 좋은 마음으로 나를 도우러 왔다면, 나도 여러분과 야하드한 마음이(한마음이) 되겠습니다”(1역대 12,18). 남과 북이 서로 좋은 마음으로 돕다 보면 언젠가 에하드한 민족이 되지 않을까. 극단적 분단을 종식하고, 남북이 더불어 나란히 평화롭게 살게 해 달라고 한 분이신 주님께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