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필리핀 라 페냐 주교, "IS 추종자 성당 훼손은 신성모독”

입력일 2017-06-13 수정일 2017-06-13 발행일 2017-06-18 제 3049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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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위 소재 주교좌 성당 침입
성화와 나무 십자고상 파손
성경과 교황 사진들 불태우기도

필리핀 민다나오의 반정부 무장단체 마우테 소속 괴한들이 마라위 주교좌 성당의 성물을 짓밟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필리핀 남부 마라위 성직자치구장 에드윈 데 라 페냐 주교가 마라위 소재 주교좌성당을 훼손한 필리핀의 IS 추종단체의 행동은 신성모독이라며 맹비난했다.

데 라 페냐 주교는 “우리는 주교좌성당에서 일어난 일에 분노를 느낀다”면서 “우리의 신앙이 짓밟혀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신성모독”이라면서 “악마의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주교좌성당이 불타기 전인 5월 23일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1분45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무장괴한들은 성화와 나무 십자고상을 부수고 발로 뭉갰다. 괴한들은 성경을 비롯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의 사진, 주교좌, 강론대를 불태우며 “신은 위대하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민다나오의 반정부 무장단체 마우테 소속인 이 괴한들은 지난 5월 23일 주교좌성당을 불태우고 마라위 성직자치구 총대리 테레시토 수가노브 신부를 비롯한 교구 직원들을 인질로 붙잡았다. 마우테는 이슬람 무장단체 IS에 충성을 서약한 IS 추종단체다.

데 라 페냐 주교는 “마우테가 마라위를 공격해 교회를 파괴하고 불태울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면서 “이러한 일이 마라위에서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라위의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슬픔에 빠졌다”고 말했다.

마라위 탈환작전이 2주째에 접어든 지난 6월 6일까지 마우테와 필리핀 보안군 사이에 간헐적인 전투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번 일로 20만 명의 시민들이 피난길에 올랐다.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우테 수장의 현상금으로 미화 20만 달러를 내걸었다. 이 금액은 민다나오의 IS 사령관 이스닐론 하필론에 걸린 현상금 15만 달러보다 높은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