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척추신경 손상으로 사지마비 김홍용씨

최유주 기자
입력일 2017-06-05 수정일 2017-06-05 발행일 2017-06-11 제 3048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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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고아 되고 형마저 잃어
일터 전전하다 이유 없이 몸 마비
몇 시간 기어가 “살려 달라” 절규
혼자 밥 한 끼 먹기도 힘든 상황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이 혼자 지내다 척추신경 손상으로 인한 사지마비 진단을 받은 김홍용씨. 지난해 수술로 많이 회복됐지만, 여전히 거동이 불편해 집 밖에 나가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

“몸이 아픈 것보다 세상 어디에도 의지할 데가 없다는 현실이 더욱 힘겨웠습니다. 처음 보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것이 많이 미안하고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너무 살고 싶어서 용기를 냈습니다.”

일찍이 부모를 여읜 김홍용(42)씨는 유일하게 의지했던 형마저 10년 전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잃었다. 이 세상엔 먼 친척 한 명도 없다.

혈혈단신으로 여러 일터를 전전해오던 김씨는 지난해 1월 집 앞을 나서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그저 실수로 넘어진 것이라 생각했는데, 갈수록 몸이 움직여지지 않게 되고 결국 몇 달 뒤 몸을 거의 움직일 수 없게 됐다.

김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혼자 사는데 익숙하다보니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게 너무 자존심 상했어요. 하지만 살고 싶었어요.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동네 주민센터까지 거의 몇 시간 동안 기다시피 걸어가서 도움을 청했습니다.”

단칸방에 누워 지내며 너무나 아프고 힘들었지만 자신의 상태를 알아줄 가족도 친구도 없었다. 정부에서 받는 지원금 60여만 원으로 월세와 공과금을 내면, 김씨에게 주어진 돈은 몇 푼 되지 않았다. 아픈 몸을 이끌고 겨우 인근 주민센터를 찾아갔다. 그의 상태를 알게 된 직원이 복지센터와 연계해 병원에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병원에서도 좀처럼 김씨의 병명을 찾지 못했다. 처음엔 김씨의 형이 걸렸던 희귀난치성 질환을 의심했지만, 검사 결과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병명을 찾기 위해 두 달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김씨는 등산용 지팡이 하나에 온몸을 의지해 살아야 했다. 매일 넘어지고 또 넘어져 그의 몸은 온통 상처투성이가 됐다.

가까스로 알아낸 그의 병명은 척추신경 손상으로 인한 사지마비였다. 척추를 다친 시점에서 8시간 내에 수술을 받아야 치료가 가능했는데, 김씨는 척추신경 손상이 있었는지조차 몰랐다고 한다.

지난해 5월 겨우 수술을 받은 덕분에,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했던 초기 상태보다는 많이 회복됐다. 하지만 여전히 거동이 불편해 집 밖에 나가는 것이 어렵다.

비록 완치가 힘들지만 김씨는 뒤늦게라도 병명을 알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한다.

김씨의 상태를 지켜봐온 복지센터의 통합사례관리사 여운진씨는 “아무도 챙겨줄 사람이 없어서 혼자 밥 한 끼 먹는 것조차 힘든 상태이지만 자활하려고 적극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김홍용씨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아 힘내서 새로운 출발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602-318915

국민은행 651001-01-404206

농협 301-0182-7723-61

예금주 사회복지법인 인천가톨릭사회복지회

모금기간: 6월 7일(수)~27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32-765-6966 사회복지법인 인천가톨릭사회복지회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