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펀펀 사회교리] (22) 난 군대 안 갈래! ②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
입력일 2017-05-30 수정일 2017-09-27 발행일 2017-06-04 제 3047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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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통치하는 국가와 군대를 주님이 원할까요?

“처음으로 돌아가 군대가 왜 필요한가. 군대의 존재 이유를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베드로씨는 군대가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 근본적으로 군대가 존재해야 할까요?”


백 신부의 질문에 베드로는 머뭇거린다.


“아무래도 군대는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군대 없이 국가를 지킬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가 필요하다면 ‘나라가 없다면 군대도 필요 없지 않은가’라고 말하는 분도 계세요. 나라가 존재하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고, 문명이 발달해 지구촌 전체가 하나의 나라가 되기 전에는 불가능하겠죠.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은 오래된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현대적 의미의 국가, 민족이라는 개념이 나타난 것은 불과 200년도 채 되지 않습니다. 고대부터 근대 이전까지의 군대를 살펴보면 한 개인이나 집안에 속해 있는 이익집단인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만 보더라도 지금은 하나의 나라지만 오래전에는 여러 개의 나라로 갈라져 있었습니다. 그 갈라진 나라들이 대부분 왕조를 중심으로 이해에 따라서 만들어졌습니다. 민족 개념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왕조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래서 합종이니 연횡이니 하는 말들을 하는 것입니다. 민족이라는 개념도 인간의 발명품입니다.”


백 신부의 지루한 이야기에 베드로가 힘든 모양이다.


“신부님, 말씀이 좀 어렵네요. 그러니까 국가와 군대 개념이 과거에는 지금과는 달랐다 이런 말씀이죠.”


“하하, 그렇습니다. 지금과는 많이 달랐죠. 구약에 나오는 이스라엘 민족, 히브리족도 알고 보면 혈연으로 만들어진 민족이 아닌 그 시대 소외된 계층 전체를 지칭한다고 보면 맞습니다. 그래서 군대의 시작이 자기방어 수단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만들어진 조직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군대는 존재 근거가 희박합니다. 구약성경 사무엘 상권 제8장을 보면, 백성들이 사무엘에게 몰려가서 자신들에게도 임금을 달라고 하자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백성이 너에게 하는 말을 다 들어 주어라. 그들은 사실 너를 배척한 것이 아니라 나를 배척하여, 더 이상 나를 자기네 임금으로 삼지 않으려는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경고하십니다. 자식들을 군대에 동원할 것이고 과중한 부역을 시킬 것이라고, 그러나 이스라엘은 임금을 달라고 떼를 씁니다. 그리고 사울이 왕이 됩니다. 하느님께서 과연 사람이 통치하는 국가와 군대를 원하셨을까요?”




■ 펀펀 사회교리 퀴즈 ■

펀펀 사회교리는 지난 한 달 동안 공부한 내용과 관련, 퀴즈를 드립니다. 힌트는 5월 게재된 내용에 숨어 있습니다. 빈칸에 들어갈 알맞은 말을 찾아보세요.


1. OOO은 권리이지만, 깨어있는 국민의 의무가 될 수 있습니다.(힌트 5월 7일자)


2. 인생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이미 자신의 일부를 지배해 절대 버릴 수 없는 소중한 물건을 ‘OOOO’이라고 합니다.(힌트 5월 21일자)


정답을 6월 15일까지 우편엽서나 이메일로 보내주십시오. 정답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연락처, 주소를 꼭 남겨주세요.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32(군자동) 

<이메일> funfun@catimes.kr


■ 지난 퀴즈 정답 

① 가난  ② 참여

정답 당첨자

정다영(라우렌시아), 김종용(스테파노), 황인화(체사리아)



‘펀펀(FunFun)교리’ 21편 중국어 번역판이 가톨릭e신문 프리미엄 서비스로 찾아갑니다. QR코드로 지금 만나보세요.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